SBS 김소연·KBS 지현우..지상파 색깔 숨기지 않은 2021 '연기대상'
[엔터미디어=정덕현] SBS는 <펜트하우스>의 김소연에게, KBS는 <신사와 아가씨>의 지현우에게 각각 2021년 <연기대상> 대상을 안겼다. 대상이 갖는 상징성을 두고 보면 고개가 갸웃해질 수 있는 선택이다.
<펜트하우스>는 시즌3까지 방영되며 최고 29.2%(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냈지만 끝까지 막장 논란이 이어진 드라마였고 특히 시즌3는 지리멸렬한 스토리로 시청률도 뚝 떨어지면서 사족에 가깝다는 반응이 쏟아진 작품이었다.
KBS가 <신사와 아가씨>에게 대상을 준 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이다. 물론 35.7%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이제 한창 진행 중인 드라마인데다 주말드라마로서 완성도도 떨어지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SBS와 KBS가 지난해 거둔 성취만 두고 본다면 SBS는 <펜트하우스>보다는 <모범택시>나 <원더우먼> 같은 작품이 훨씬 주목되는 면이 있고, KBS는 <연모>와 <달이 뜨는 강>, <오월의 청춘> 정도가 그나마 성과라 볼만한 드라마들이다. 그런데 왜 SBS와 KBS는 <펜트하우스>의 김소연과 <신사와 아가씨>의 지현우에게 대상을 준 걸까.
먼저 <SBS 연기대상>은 <펜트하우스>가 가둔 상업적 성공에 대한 가치부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은 그나마 이 막장드라마에서도 그 연기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배우였다. 감정적인 몰입 자체가 되지 않는 개연성 부재의 드라마임에도 김소연은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만든 면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김순옥 작가에게 공로상을 주고 신인연기상에 최예빈, 한지현, 김영대를 준 것은 여러모로 향후 SBS 드라마를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실질적으로는 최우수 연기상을 가져간 <모범택시>나 <원더우먼> 같은 작품들이 SBS 드라마의 성취라고 본다면, <펜트하우스>에 대상을 준 건 SBS 드라마가 상업적인 성공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한다는 걸 상징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KBS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KBS 드라마의 성취는 사실상 역사물에 집중됐다. 상반기에는 <달이 뜨는 강>이 하반기에는 <연모>가 그 대상이었고, <오월의 청춘> 같은 시대극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최우수상을 받은 박은빈(연모), 김소현(달이 뜨는 강>, 이도현(오월의 청춘)이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결국 <신사와 아가씨>의 지현우가 대상을 가져간 건 KBS 주말드라마 같은 여전한 고정 시청층을 겨냥한 드라마가 KBS드라마의 색깔이라는 걸 드러낸 면이 있다.
결과적으로 2021년 지상파3사의 연기대상을 두고 보면 지상파 드라마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과 그로 인한 선택들이 분명해 보인다. <검은 태양>과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거의 <연기대상>의 상들을 모두 채웠던 MBC는 편수도 준데다 겨우 겨우 이 두 작품으로 체면을 찾은 상황을 보여줬고, SBS는 보다 상업적인 색채들이 전면에 부각됐다. KBS는 최우수상 수상자들의 연령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캐스팅에서도 제작비의 부담이 확연히 느껴진다. 사극과 주말드라마가 두드러진 것 역시 KBS라는 고정 시청층을 가진 플랫폼의 보수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OTT 같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급격한 재편을 보였던 2021년, 여러모로 지상파 방송사들은 어려운 환경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저마다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MBC는 '선택과 집중'을 하려 했고, KBS는 고정층을 겨냥했으며, SBS는 상업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미 변화된 플랫폼 환경 속에서 이런 선택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분명해진 각 방송사들의 색깔이 더 또렷하게 드러내는 드라마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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