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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건강 상식/건강 의학

병난 곳 따로 있는데 왜 엉뚱한 부위가 아플까?

정부혜 2014. 11. 21. 11:16
 
 

병난 곳 따로 있는데 왜 엉뚱한 부위가 아플까?



주부 김나연(39·서울 성동구)씨는

몇 달 전부터 별 이유 없이

왼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곧 나으려니 했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어깨 X선을 찍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대학병원 통증의학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그의 병명은

어깨와는 전혀 무관한 '식도 탈장'이었다.

 

식도 탈장이란

식도가 지나가는 횡격막의 구멍이

약간씩 벌어져

식도가 제 위치를 벗어난 상태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식도에 병이 났는데

왜 왼쪽 어깨가 아팠을까?

심재철 한양대병원 통증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에 펼쳐진 수많은 신경은

각각 2~4가지씩 짝을 이뤄

척수에서 만나 하나로 모여

뇌로 전달된다.

 

이때

뇌는 2~4가지 신경 중 가장 익숙한

신경 하나만

선택해 인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김씨의 경우

식도에 문제가 있는데도

식도를 담당하는 신경과 짝을 이루는

왼쪽 어깨 신경이 척수에서 만나

한 가지로 뇌에 전달되는 바람에

 

뇌는

어깨 신경에서 통증이 온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는 것이다.

몸 깊숙한 곳에 있는 식도와는 달리

어깨는 평소 외부 자극이 많아

뇌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식도 탈장이 심해져

더 큰 통증이 와야 뇌는 이를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병 따로,

통증 따로인 현상을 의학용어로는

'연관통(聯關痛)'이라고 한다.



박지용 고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손가락을 칼에 베이면

손가락이 아픈 것은 당연하다.

이 때문에

우리 몸에서 병이 난 곳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몸 안쪽 깊숙한 곳의 장기나 조직에

병이 생기면

뇌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피부나 근육 부위의 통증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관통은

심장, 폐, 췌장, 위, 맹장, 턱 관절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 심장 =

흔히 왼쪽 가슴이 아프면

심장에 이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심장 질환이 있을 때 초기 통증은

왼쪽 팔 안쪽과 왼손바닥

새끼손가락 부위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물론

병이 커지면 심장에서도 통증이 온다.



▲ 맹장 =

맹장염에 걸려도

맹장이 있는 오른쪽 아랫배가 아닌

배꼽 주위가 먼저 아프다.

 

심재철 교수는

"맹장염의 이 같은 초기 증상을 잘 모르고

단순한 복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췌장 =

췌장에 궤양이 생기면

오른쪽 등 날개 뼈 아래부터

허리 사이 부위에 주로 통증이 나타난다.



▲ 쓸개 =

심한 통증을 부르는 담석은

간이 있는 오른쪽 배보다는

오른쪽 어깨 뒤편이 아픈 경우가 많다.



▲ 폐 =

폐가 손상을 입으면

앞가슴이 아니라 등 쪽의

오른쪽 날개 뼈 부분이 아프다.



▲ 위궤양 =

위궤양 등의 위장 질환은

위가 있는 가운데 배가 아닌

등의 척추 바로 왼쪽 편을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식도 =

식도는 목 쪽에 있지만

신경이

왼쪽 어깨 앞 부분과 연결돼 있어

어깨 쪽에서

먼저 통증이 잘 나타난다.



▲ 요로결석 =

요도가 있는 생식기 부분이

바로 아픈 것이 아니라

서혜부(사타구니)쪽이 먼저 아프다.



▲ 턱관절 =

턱의 아래위를 이어주는

연골 부위에 질환이 생길 경우

턱관절 부근뿐 아니라

머리 윗부분에서

통증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 척추질환 =

엄밀한 의미의 연관통은 아니지만

척추질환 통증도

연관통과 비슷한 발생 양상을 보인다.



▲ 목 디스크 =

목 부근에 디스크가 튀어나와

척수 부근 잔 신경가지를 건드리면

목 부분이 아프다.

 

그런데

디스크가 목 부위의

잔 신경가지는 건드리지 않지만

척수 자체를 누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목이 아니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보다 목을

치료해야 통증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