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난 곳 따로 있는데 왜 엉뚱한 부위가 아플까?
몇 달 전부터 별 이유 없이 왼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곧 나으려니 했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어깨 X선을 찍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도 소용이 없었다. 대학병원 통증의학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그의 병명은 어깨와는 전혀 무관한 '식도 탈장'이었다.
식도 탈장이란 식도가 지나가는 횡격막의 구멍이 약간씩 벌어져 식도가 제 위치를 벗어난 상태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식도에 병이 났는데 왜 왼쪽 어깨가 아팠을까? "우리 몸에 펼쳐진 수많은 신경은 각각 2~4가지씩 짝을 이뤄 척수에서 만나 하나로 모여 뇌로 전달된다.
이때 뇌는 2~4가지 신경 중 가장 익숙한 신경 하나만 선택해 인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식도에 문제가 있는데도 식도를 담당하는 신경과 짝을 이루는 왼쪽 어깨 신경이 척수에서 만나 한 가지로 뇌에 전달되는 바람에
뇌는 어깨 신경에서 통증이 온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는 것이다. 어깨는 평소 외부 자극이 많아 뇌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식도 탈장이 심해져 더 큰 통증이 와야 뇌는 이를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병 따로, 통증 따로인 현상을 의학용어로는 '연관통(聯關痛)'이라고 한다.
"손가락을 칼에 베이면 손가락이 아픈 것은 당연하다. 이 때문에 우리 몸에서 병이 난 곳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몸 안쪽 깊숙한 곳의 장기나 조직에 병이 생기면 뇌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피부나 근육 부위의 통증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관통은 심장, 폐, 췌장, 위, 맹장, 턱 관절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흔히 왼쪽 가슴이 아프면 심장에 이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심장 질환이 있을 때 초기 통증은 왼쪽 팔 안쪽과 왼손바닥 새끼손가락 부위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물론 병이 커지면 심장에서도 통증이 온다.
맹장염에 걸려도 맹장이 있는 오른쪽 아랫배가 아닌 배꼽 주위가 먼저 아프다.
심재철 교수는 "맹장염의 이 같은 초기 증상을 잘 모르고 단순한 복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췌장에 궤양이 생기면 오른쪽 등 날개 뼈 아래부터 허리 사이 부위에 주로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통증을 부르는 담석은 간이 있는 오른쪽 배보다는 오른쪽 어깨 뒤편이 아픈 경우가 많다.
폐가 손상을 입으면 앞가슴이 아니라 등 쪽의 오른쪽 날개 뼈 부분이 아프다.
위궤양 등의 위장 질환은 위가 있는 가운데 배가 아닌 등의 척추 바로 왼쪽 편을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식도는 목 쪽에 있지만 신경이 왼쪽 어깨 앞 부분과 연결돼 있어 어깨 쪽에서 먼저 통증이 잘 나타난다.
요도가 있는 생식기 부분이 바로 아픈 것이 아니라 서혜부(사타구니)쪽이 먼저 아프다.
턱의 아래위를 이어주는 연골 부위에 질환이 생길 경우 턱관절 부근뿐 아니라 머리 윗부분에서 통증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의 연관통은 아니지만 척추질환 통증도 연관통과 비슷한 발생 양상을 보인다.
목 부근에 디스크가 튀어나와 척수 부근 잔 신경가지를 건드리면 목 부분이 아프다.
그런데 디스크가 목 부위의 잔 신경가지는 건드리지 않지만 척수 자체를 누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목이 아니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허리보다 목을 치료해야 통증을 잡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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