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가 에너지(열량) 섭취를 적절히 하지 않으면 기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힘을 잃어 심하면 노쇠에 이른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에너지가 섭취가 필요한데, 특히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근육을 조성하는 '연금술사'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국내 65~74세 인구의 56%와 75세 이상 인구의 71%는 에너지를 필요량보다 적게 섭취한다(국민건강영양조사). 이처럼 부족한 에너지 섭취는 고령자의 신체 전반에 기능 저하를 불러오고 노쇠 발생 위험을 키운다. 일본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와 단백질, 지방 섭취가 부족한 65~86세 고령자 36%에서 2년 후 노쇠가 발생했다. 싱가포르에서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영양 불량 고위험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노쇠 위험이 17.4배 높았다.

노쇠는 근육 감소, 뼈 약화, 기력 저하, 우울증 등이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들 노쇠 유발 요인에는 음식이 상당한 영향을 준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한성림 교수는 "적절한 영양소 섭취는 체내 여러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 중요하다"며 "근육의 20%를 차지하는 단백질 섭취가 식사를 통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면 근육 단백질이 분해되고 합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근육 소실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단백질 보충이 신체 기능, 근육 기능, 악력, 근섬유량을 개선한다는 연구는 많지만, 국내 65세 이상 남성 43.4%와 여성 66.2%는 단백질을 권장 섭취량보다 적게 섭취한다.
◇고령자는 단백질 30% 더 섭취해야
단백질은 검정콩, 닭·소·돼지고기, 생선, 달걀 등에 많다. 일반 성인은 체중 1㎏당 하루 0.9g의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한국영양학회와 대한노인병학회가 노쇠 예방을 위해 제시하는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당 1.2g이다. 일반 성인보다 약 30% 더 많은 양이다. 이 기준에 따를 경우 체중이 60㎏인 고령자라면 하루에 72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백질 72g은 달걀 약 10개나 닭고기·소고기·돼지고기 약 300g, 검정콩 약 190g에 각각 들어 있는 분량이다.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긴 하지만 지나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손정민 교수(한국임상영양학회 회장)는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가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요독증을 일으키고 콩팥 손상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영양사협회의 '만성콩팥병 가이드라인'에서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체중 1㎏당 0.6~0.8g의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손정민 교수는 "콩팥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적은 양을 섭취해도 단백질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식품이 좋다"며 "여러 연구들도, 전체 단백질 섭취량의 50%를 생물가(生物價)가 높은 식품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생물가는 섭취한 단백질 중에서 유지, 성장에 사용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말로, 생물가가 높으면 적은 양을 섭취해도 효율은 높기 때문에 콩팥에 부담을 적게 준다. 달걀(96)과 우유(90)는 생물가가 가장 높은 식품이다. 소고기와 치즈의 생물가는 각각 73, 7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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