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었노라 국연 최재호
올, 빠른 개화에 내 눈이 황홀하고
코 끝에 묻어나는
진달래의 진보라 향은
정말 나 몰라라
울타리 노란 개나리
애견 코에 묻혀주니
눈이 안쪽으로 쏠렸어
놀랍다는 뜻이겠지
산중턱 산수유 꽃
얼굴 가득 솜뭉치 털고
하산길 마을 입구 목련 한 그루
아, 그 우유빛 속살 입 다물 수 없어
탄성을 발하며 넋 놓고 서 있었네
아하,
이 봄 날의 향취에
나 눈 멀고 코 멀고
가슴 또한 멀었노라
그리고 이 사월의 봄바람에
이내 속내 하늘가로
꽃 향 타고 올랐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