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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라산에 홀린 10년.. 눈 꽃 속 '매혹의 붉은빛'

정부혜 2022. 3. 19. 16:13

정상기 개인전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4월 30일까지 오백장군 갤러리 기획전

10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라산의 겨울을 기다립니다.

매년 겨울이면 언제나 그랬듯 카메라를 둘러메고 한라산 1100고지로 향합니다.

정상기 시잔작가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0여년 전 어느 겨울날, 한라산을 오르던 중 한 나무 꼭대기에 새집처럼 생긴 것을 보고 망원렌즈로 촬영했습니다.

그 안에는 빨간 열매들이 있었습니다. 그를 10년 넘게 겨울 한라산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 '붉은 겨우살이'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겨우살이는 다른 나무에 기생하며, 스스로 광합성을 해 엽록소를 만드는 반기생식물입니다. 꼬리 겨우살이와 참 겨우살이 등 몇 종류가 있습니다. 하지만 붉은 겨우살이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붉은 겨우살이는 겨울에 빨간 열매를 맺는데, 그 열매를 먹은 새를 통해 번식되며, 재배할 수 없는 식물입니다. 새만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나무에서도 높은 곳에 자라 하늘의 양초라고도 불립니다.

이 눈 꽃 속 피어난 황홀하고 매혹적인 붉은빛에 정상기 작가는 중독됐습니다. 그래서 겨울만 되면 미친 사람처럼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겨우살이를 찾아다닙니다.

겨울 한라산을 오르며 위험도 여러번 겪었지만, 붉은 겨우살이를 향한 그의 집념을 막진 못했습니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그를 향해 "마치 노르웨이의 젊은 작가 크리스틴 워트니가 노르웨이의 백인 남성, 그것도 대머리 남성의 뒷머리만을 집요하게 찾아 찍어대는 것처럼, 세계 곳곳의 길을 찾아다니며 렌즈에 담아온 솔섬의 작가 마이클 케냐처럼 고집스럽다"라고 평했습니다.

그렇듯 그의 사진에는 강렬한 세가지 색이 주를 이룹니다. 바로 붉은색과 검은색, 흰색입니다. 그래서 정상기 작가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진 같은 그림'이 아닌 '그림 같은 사진'이라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정상기 작가는 스스로 이렇게 말합니다. "직박구리 새가 열매를 먹은 뒤 참나무에 앉아 배설할 때 그 속 씨앗이 가지에 붙어 뿌리를 내리고, 또 기생할 나무와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겨우살이의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입니다. 붉은 겨우살이하면 정상기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가 붉은 겨우살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붉은 겨우살이에서 보이는 제주사람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열매가 빨갛지 않았다면 찍지 않았을 것이라 말한 그는, 검은색의 나무와 붉은 겨우살이 열매는 검은 화산석 돌밭에서 삶을 일궈온 제주도민의 삶과 동질성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런 그가 8번째 개인전을 갖습니다. 주제는 당연히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입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오백장군갤러리 제1~5전시실에서 진행되며, 김종현 사진작가의 특별전 '제주의 초가집'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체관람에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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