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해야 진정한 부자(富者)다
奢者富而不足 何如儉者貧而有餘
사자부이부족 하여검자빈이유여
能者勞而府怨 何如拙者逸而全眞
능자로이부원 하여졸자일이전진
사치스런 사람은 부를 누리면서도 만족할 줄을 모르니
어찌 검소한 사람의 가난하지만 여유 있는 것과 같겠는가.
능력있는 자는 수고로움이 많으나 원망을 쌓으니
어찌 능력없는 사람의 편안하면서도 천성을 온전히
하는 것만 같겠는가.
[해설] <노자老子>에 .. "부족하다 할 때 손을 떼면
욕을 당하지 않고 머무를 줄 알면 위험을 면한다.
"知足不辱 知止不殆"란 말이 있다.
그러나 물욕이란 괴이한 것이어서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것이다. 또 인간은 대개
남보다 특출하기를 원한다.
일단 인정을 받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도 좋지만
이럴 경우 주위에는 그 뛰어난 사람을
중상모략하려는 무리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특출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런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그리고 정세가 변하여 한직(閑職)으로 좌천됐을 때,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탄식하는 것이
지난날 "능자(能者)"라며 뽐내던 사람의 숙명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특출하지 않아서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않아도
주어진 조건하에서 안주할 수 있는
"졸자(拙者)"가 마음 편할는지도 모른다.
사치스러운 사람은 만족을 모르니, 검소하게 사는 사람이
가난을 만족하게 여기며 사는 것만도 못하다.
우리 나라 선비들은 가난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 왔다.
우리가 지금 생각해 보면 마땅치 못한
생활 철학 가운데 하나이다.
아정(雅亭) 이덕무(李德懋)와
혜풍(惠風) 유득공(柳得恭)은 ,
조선 정조(正祖) 때 사검서(四檢書)로 문명이 당대에 높았다.
둘이 만나면 자주 술을 마셨는데 하루는 돈이 떨어지자 ,
유득공이 집에 있는
<맹자(孟子)> 한 질을 팔아 술집으로 갔다.
그렇게 산 술을 다 마신 유득공은, "<맹자> 한 질을
이제야 뱃속에 넣었군."하였다.
다음 번에는 이덕무가 소장하고 있던 책을 판 것은 물론이다.
그의 일기 한 토막을 소개한다.
내 작은 초가가 너무 추워 입김이 서려 성애가 되어 이불깃에서
와삭와삭 소리가 난다.
밤중에 일어나 책을 펴 이불 위에 죽 덮어
추위를 막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얼어 죽었을 것이다.
* 사검서(四檢書)
: 조선 정조 때, 규장각(奎章閣)의 검서관으로 선발된
네 사람의 실학자.
= 채근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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