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노력의 대가로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소소함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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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정부혜 2022. 3. 26. 16:40

뜻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길었던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경칩을 지나면서 한낮 기온이 크게 오르는 날이 계속되면서 계절의 시계는 한달가량 훌쩍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완연한 봄입니다.그런데 왜 ‘완연한 봄’이라는 표현을 많이 쓸까요? 평소 잘 썼지만 막상 뜻을 생각하니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이렇듯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는 정확한 뜻을 모르는 것이 많은데요. 오늘은 이 같은 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완연하다는 ‘눈에 보이는 것처럼 아주 뚜렷하다’는 뜻입니다.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게 아니라 따듯한 공기가 전국 곳곳에 퍼져 있을 때 사용하는 말인데요. 가끔 ‘만연한 봄’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만연하다’는 감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짐을 일컫는 말로 ‘사치 풍조가 만연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신감’과 같이 부정적 상황에서 쓰입니다.


박차를 가하다

‘박차’는 말을 탈 때 구두 뒤축에 달아 뒤로 뻗치게 하는 쇠로 만든 물건인데요. 박차 끝에 달린 톱니바퀴로 말의 배를 차서 빨리 달리게 하는 데 용합니다. 그러므로 ‘박차를 가하다’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해서 더 빨리 달리도록 하는 것과 같이 일이 빨리 성사되도록 힘과 열의를 더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일의 진행이 빨리 되도록 힘을 더하는 것을 뜻하는 말인데요. 한자성어 ‘주마가편(走馬加鞭)’과 같은 뜻이며 달리 표현하자면 ‘가속 페달을 밟는다’ ‘속도를 올리다’ 등으로 쓸 수 있습니다.


터무니없다

‘터무니없다’는 흔히 누군가 근거 없는 행동을 하거나 허황하고 엉뚱해서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때 쓰는 표현인데요.여기서 ‘터무니’는 순우리말로 ‘터’는 집을 지었거나 앞으로 지을 자리입니다. ‘무니’는 정확한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흔적을 나타내는 ‘무늬’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습니다. 즉 ‘터를 잡은 자취’라는 터무니 뜻을 보면 그 자리에 집이나 건물이 있었던 것을 추측할 수 있는데요. 지금은 그 의미가 확장돼 ‘정당한 근거나 이유’를 뜻하는 말이 된 거죠. 따라서 ‘터무니없다’는 터를 잡았던 흔적이 없다는 말이니 전혀 근거가 없거나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게 됐습니다.


등골이 빠지다

등골은 ‘등 한가운데로 길게 고랑이 진 곳’이라는 의미와 의학적으로 ‘척추에 있는 뼈의 신경’을 말하는데요. 그만큼 중요한 조직인데 이곳에 손상이 올 경우 여러 가지 신체적 고통을 받습니다. 따라서 ‘등골이 빠지다’라는 표현은 견디기 힘들 만큼 몹시 힘이 든다는 뜻을 지닙니다. 이밖에 등골과 관계된 말로는 남의 재물을 갈취해 긁어먹는 ‘등골을 빼먹다’, 남을 몹시 고생스럽게 하는 것을 가리키는 ‘등골을 뽑다’, 어떤 일을 해내느라 몹시 힘이 들고 고생스럽다는 ‘등골이 휘다’ 등도 있습니다.


귀추가 주목된다

‘귀추’는 사물이 돌아갈 바를 가리키는 말로 귀취와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귀취’란 사람의 마음이 돌아가는 형편을 가리키는데요. 따라서 ‘귀추가 주목된다’는 말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눈여겨볼 만하다는 뜻입니다. 현재는 결판이 나지 않아 궁금한 어떤 사건이나 사람의 마음이 돌아가는 형편을 살필 때 흔히 사용합니다.


덤터기 쓰다

‘남에게 넘겨씌우거나 남에게서 넘겨받은 허물이나 걱정거리’를 ‘덤터기’라고 하는데요. 흔히 ‘덤터기 쓰다’라고 해 억울한 누명이나 오명을 뒤집어쓰는 일로 더 널리 사용됩니다. ‘덤테기’ ‘텀탱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틀린 말입니다.


억장이 무너진다

억장은 본래 ‘억장지성(億丈之城)’의 줄임말로 성의 높이가 억장이 될 정도로 매우 높이 쌓은 성을 표현합니다.그러므로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은 억장이나 되는 높은 성이 무너질 정도로 엄청난 일을 가리키는데요. 흔히 그동안 공들여온 일이 아무 쓸모가 없게 돼 몹시 허무한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합니다.


반가운 봄소식이지만 달갑지 않은 소식도 함께 들려옵니다.바로 미세먼지인데요. 요즘은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아니라 ‘삼한사미(三寒四微·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는데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기관지 보호와 미세먼지 배출을 돕는 도라지, 마늘, 미나리, 생강, 미역, 브로콜리, 배, 더덕, 사과, 녹차 등의 음식을 챙겨먹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이제 곧 본격적인 미세먼지와 황사철이 되는 만큼 미리 대비해서 올봄 온 가족이 더욱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우리말 유래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