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얼굴에 새겨진 운명의 밑그림
조선 최고의 관상가가 국운을 바꾸려 든다. 그러나 정해진 운명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 앞날의 비극을 알면서도 그는 운명 앞에 무기력하다. 여기까지 영화 <관상>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사람의 얼굴에 새겨진 운명은 실제로 바뀔 수 있을까. 관상가와 성형의 등 전문가 세 명을 만나 그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첫인상의 중요함은 두 번 강조해도 모자라다.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왠지 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흠잡을 데 없는 미인인데 매력이 없는 사람도 있다. 얼굴이 전하는 분위기는 그 사람의 전체 호감도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영만의 베스트셀러 <꼴>의 감수를 본 관상학자 신기원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사람에게는 누구나 타고난 천성이 있게 마련이다. 그 사람 마음과 생각,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모습은 얼굴을 통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얼굴로 그 사람을 읽는 것이다.
관상의 기본
사주와 음양오행
그렇다면 관상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사주와 음양오행은 무엇일까.
먼저 관상은 사주와 관계가 깊다. 부귀할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부귀한 상을, 미천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은 보잘것없는 상을 타고난다. 사주(팔자)와 상(얼굴)은 서로 호응하며 작용한다. 이 중 사주는 태어난 연·월·일·시로 결정되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으로 바꾸기 어렵다. 반대로 상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음양오행의 경우, 먼저 얼굴에 깃든 자연의 이치를 짚고 넘어가자. 관상을 볼 때 기본적으로 자연은 대우주, 인간은 소우주를 뜻한다. 자연에 태양, 달, 별, 산, 바다, 강, 육지가 존재하듯 인체에도 천지만상이 존재한다는 것. 머리(하늘), 발(땅), 양쪽 눈(태양과 달), 입(바다), 음성(우레), 혈맥(강과 하천), 살(흙) 등 인체에 깃든 우주자연의 원리는 길흉화복을 살피는 근거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와 상학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려면 음양오행을 알아야 한다. 위로 상승하는 양, 하강하는 음의 이치는 하늘과 땅을 상징할뿐더러 만물을 지배하는 커다란 기운으로 작용한다.
남자와 여자, 홀수와 짝수, 물과 불, 태양과 달, 더운 것과 찬 것,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 뾰족한 것과 무딘 것, 왼쪽과 오른쪽 등이 양과 음을 뜻한다.
오행은 음양의 기운이 활동하는 가운데 생겨난 다섯 가지 원소(목, 화, 토, 금, 수)다. 오행의 기운에 따라 사계가 바뀌며, 이 오행은 음양의 이치에 따라 이루어진다.
오행의 원리에 따른 사람의
다섯 가지 체형
목(木)형
순수한 목형은 갸름하고 수려하다. 나무의 기운을 타고나서 머리가 영민하고 지혜롭다. 태양을 향해서 뻗어 올라가는 나무를 닮아, 가슴을 내밀고 시선을 멀리 두고 걸어 그 형상이 당당하고 늠름하다. 기본적으로 마른 체형이 많지만 너무 살이 없이 깡말라 힘줄이나 뼈가 두드러져 보이면 부족한 상이다. 빼어난 목형은 맑고 깨끗한 기운이 인당에 서려 있고, 눈썹과 눈이 수려하며 머리가 좋고 총명하다.
화(火)형
날렵하게 생기고 기색이 붉다. 불의 성질을 그대로 닮아 가볍고 기분파이며 솔직하고 즉흥적이다. 그러나 불꽃이 티 없이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듯이 오행형 중 가장 영혼이 맑고 욕심이 없으며 착한 심성을 타고났다.
토(土)형
순수한 토형은 원형의 얼굴에 중화의 기운을 타고났기 때문에 체형과 성격도 중용의 이치에 맞아떨어진다. 그 속이 깊고 두터워 마음속으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신의가 두텁고 성실하며 헛된 말을 하지 않는다.
금(金)형
금석의 모나고 치밀한 성질을 닮아 얼굴이 사각형으로 짜임새 있으며 얼굴빛이 희다. 이목구비와 치아 등이 비뚤어짐 없이 단정하게 생겨 조화롭고 수려한 맛이 있다. 맑고 아담하지만 뼈대가 단단한 체형을 지니고 있다. 분명하고 강직한 금기를 이어받아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전형적인 무인의 형이다.
수(水)형
물의 윤택한 성질과 둥근 모양을 닮아 몸집이 항아리처럼 둥글고 구부정한 형상을 취한다. 토형과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토형보다 부풀어오른 듯하며 키가 작고 부위별로 골고루 살이 많고 두텁다. 머리가 매우 영민하여 가히 수재형에 속한다.
01 관상가·성형의 3인이 말하는 부위별 관상
국내 대표 관상가 두 명과 관상에 관한 두 권의 저서를 낸 성형외과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핵심 대목에서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고 성형으로 관상, 즉 운명을 바꾸는 것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물론 운명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명심할 것
박청화 / 재화의 출입을 의미한다. 비공(콧구멍)이 둥글고 원만한 모양이 기본적으로 좋다. 비공을 무너뜨려서 망한 대표적인 사람이 마이클 잭슨이다. 원래는 타이거 우즈보다 잘생긴 코를 가졌는데 그 코를 (성형을 통해) 삼각형으로 깎아버렸다. 48~50세에 해당하는 콧망울 옆 좌우 부위를 깎는 바람에 결국 50세에 세상을 떠났다. 요즘 코 수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코 하나만 잘생겨서 되는 게 아니다. 다른 부위와 조화가 중요하다.
안준범 / ‘귀 잘생긴 거지 있어도 코 잘생긴 거지 없다’고 한다. 그만큼 코가 잘생기기 어렵다. 최고의 코로 여기는 건 ‘현담비’와 ‘절통비’다. 전자는 코뼈가 풍성하게 바르며 짐승의 쓸개를 매달아놓은 모양의 코, 후자는 대나무를 잘라 엎어놓은 듯 반듯하고 힘 있는 모양의 코를 말한다.
이원석 / 남자의 경우, 위에서 아래로 코뼈가 굵게 쫙 뻗어 있으면 추진력이 강하고 일을 잘해 성공할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코가 밑으로 내려올수록 뭉뚝하게 받아주는 쓸개주머니 형상의 코(현담비)는 돈복이 많다. 뭉뚝한 코를 오뚝하게 높이는 수술을 하러 오는 손님이 많다.
근데 뾰족한 것보다는 살짝 퍼져 있는 게 관상학적으로 더 낫다. 요즘엔 아주 뾰족하게 세우는 것보다는 ‘고양이 코’라고 해서 앞으로 살짝 떨어지는 코(콧구멍이 덜 보이는 코)가 유행이다. 기본적으로 콧구멍이 많이 보일수록 재물이 샌다.
박청화 / 관상에서 눈은 해와 달이다. 얼굴 관상을 본다는 건 해와 달의 컨디션을 보는 것과 같다. 따라서 가장 중요하다. 눈빛은 너무 반짝이면 기를 빨리 써버리기 때문에 좋지 않다. 은은하게 빛나는 게 좋다. 흰자와 검은자 중에는 검은자가 약간 더 큰 게 좋다. 연예인 중 특히 서클렌즈를 끼는 사람이 많은데, 음의 기운을 상징하는 검은자는 재물이나 애정운이 들어오는 데 도움이 된다.
안준범 / 관상을 볼 때 70%는 눈을 보는데, 그중에서도 눈빛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사람의 운을 말해주는 게 눈빛이다.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얼굴을 가졌는데 눈에서 빛이 난다면 뭘 해도 잘될 수 있다.
이원석 / 좋은 눈의 기준은 관상학적, 미적으로 상당히 일치한다. 눈이 힘 있고 또렷해야 한다. 눈에 총기가 있는 사람이 추진력도 강하고 일을 잘한다. 동공은 크고 시원해야 좋다
박청화 / 신분과 출신을 말한다. 귀를 보면 이 사람이 문관의 후손인지 무관의 후손인지 알 수 있다. 또 나무의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큰일이 닥쳤을 때 견디고 이겨내는 기운이 귀에 있다. 용비어천가의 첫 구절이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다. 이처럼 평상시엔 잘 보이지 않고 별 작용을 안 하는 것 같지만 극단적 상황에 이르렀을 때 극복하는 힘이 귀에 있다.
안준범 / 기본적으로 귀함을 보는 부위다. 한 나라의 왕, 기업의 CEO가 될 수 있는지 아닌지를 귀에서 본다. 수명과도 연결된다. 석가나 공자, 유비를 가리켜 ‘귀가 어깨에 닿을 만큼 길었다’고 묘사한다. 실제로 <삼국지>에서도 유비가 가장 오래 살았다.
이원석 / 동그랗게 잘생긴 귀는 좋은 가문을 의미한다. 아래로 찢어진 칼귀는 안 좋다
박청화 / 입의 크기가 그 사람의 국량을 말한다. 입술의 비율이나 상태는 건강, 의식주를 상징한다. 입이 반듯하고 입술이 지나치게 두텁거나 얇지 않으면서 색깔과 광택이 좋으면 최상이다.
안준범 / 관상에서 눈빛 다음으로 중요한 게 음성이다. 음성은 맑고 또렷한 게 좋다. 중저음으로 울리는 음성, 쇳소리 나는 음성은 좋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박경림이 그렇다. 전형적인 ‘토형’에 쇳소리 나는 음성인 금(金)의 기운을 가져 관상학적으로 좋다.
이원석 / 사람의 얼굴을 풍수지리로 놓고 보면 북현무(산)에 해당하는 이마는 조상을 의미한다. 이 조상의 기운이 코를 타고 밑으로 내려오는데, 입꼬리가 올라간 입이어야 조상의 기운을 빠져나가지 않게 담을 수 있다. ‘울상을 하면 복이 빠져나간다’는 어른들 말에 틀린 법 없다.
박청화 / 여성의 이마는 남편의 근본 에너지를 살피는 곳이기도 하다. 여성의 이마가 원만하면 남편의 근본이 원만한 인연을 만날 수 있다. 여성의 이마는 둥근 모양이 좋다. 꼭 둥글지 않더라도 대체로 굴곡이 적거나 평편한 모양을 이루고 있으면 좋다. 여인의 이마, 눈, 코는 남편의 기운을 거울처럼 보여주는 부위다.
안준범 / 정면에서 봤을 때 사각형이고 전체적으로 살이 찬 게 좋다.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잘 차 있다고 느껴지면 잘생긴 이마다.
이원석 / 이마가 푹 꺼져 있거나 주름이 깊은 건 안 좋다. 주름 역시 일종의 흉터이기 때문이다. 주름은 그 사람의 기운을 깎아먹기도 한다
박청화 / 눈썹은 교우성이나 친화력을 보여준다. 눈썹이 박약하면 실제 형제의 수가 많더라도 소원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고 덕이 부족하다. 숱이 너무 많아 농탁하다면 관계가 많고 복잡하다. 주위에 사람은 많아도 복잡다단한 관계가 형성되어 여러 희생과 소모가 발생한다. 눈썹 털은 가지런한 것이 좋다. 미간 쪽에 가까운 눈썹 부위를 미두(眉頭)라고 하는데, 이곳의 털은 수시로 역결이 잘 발생한다. 미두의 털이 일어서거나 역결되면 조만간 남과 시비하거나 싸울 일이 생긴다는 징조다. ‘털이 선다’는 표현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원석 / 성격이나 현재 운을 좌우한다. 군인이나 경찰, 검사 중에는 눈썹이 강한 사람이 많다. 진하기도 하거니와 눈썹이 가지런히 누워 있지 않고 위로 솟아 있다. 한마디로 장수의 기질이 있고 성질이 보통이 아니다. 화도 잘 낸다.
박청화 / 이마에 진 주름살은 없는 게 좋다.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주름살이라 할지라도 가능하면 없는 게 좋다. 한편, ‘오대양 육대주를 주름잡는다’고 할 때의 주름은 힘, 기운의 잉여를 나타낸다. 나이가 들어서도 머리를 많이 쓰면 자연스레 주름이 생기는데, 달리 말하면 나이가 들어도 머리를 쓸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팔자주름은 법제를 호령하는 주름이다. 법을 제정하고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나라 살림을 도맡는 이는 팔자주름을 지우면 안 된다.
이원석 / 광대가 나온 사람이 성격이 활달해서 사회생활을 잘한다. 북방으로 갈수록 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한 반면 남방으로 내려올수록 게으르고 후덕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재물운은 남방 쪽이 더 많다. 과거에는 광대 나온 여자를 가리켜 ‘드세다’, ‘집안 망하게 한다’고 했지만 요즘 같은 시대(사회에서 득세하는 여자가 많아진 시대)엔 나온 게 더 낫다.
박청화 / 진화의 방향성을 생각하면 된다. 털이 많은 게 진화가 덜된 것이다. 털보들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구레나룻이나 턱 아래 수염은 있으면 좋다. 단, 가고(家庫, 귀 아래 뺨 쪽)에 나는 털은 좋지 않다. 이는 자기 집 곳간에 풀이 자라는 것과 같다. 풀이 자라 쥐가 들락거리면 곡식이 남아나지 않는다. 즉 재물이 쌓일 수 없다. 그런데 재물이 쌓였을 경우 수명을 의심하라. 가고에 털이 많은 스티브 잡스의 이른 죽음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가고의 털은 제모하는 게 좋다
Q 영화에서처럼 관상이 국운을 좌우할 수 있나.
박청화 / 충분히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표적인 상활하첨(上闊下尖, 이마가 넓고 턱이 뾰족한 상)이다. 영토를 지배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상이다. 세종시, 사대강, 독도, 천안함, 내곡동 사저 문제까지 정권 초기부터 문제가 됐던 것들은 전부 영토와 관련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시골(骨, 귀밑 뼈)이 분명한 상이다. 시골이 풍요롭고 융성하면 자기 땅을 빼앗기지 않는다. 개성공단 사태, 독도 등 절대 물러나지 않는다.
안준범 /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관상은 풍수지리와 연결점이 많다. 사람의 얼굴을 자연에 대입시키는데, 그러다보면 민족마다 고유의 관상학적 특징이 있다.
음양오행 중 토 기운이 강한 중국은 허리가 굵고 사각 진 얼굴이 많다. 동쪽에 위치한 일본은 솟아오르는 기운을 받아 마르고 뾰족한 사람이 많다. 가운데 낀 우리나라는 반반 섞여 있다. 그런 걸 보면 관상이 국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성형으로 관상과 운명을 바꿀 수 있나.
박청화 / 관상은 오장육부의 기운이 뻗어나온 것을 보는 것이다. 결국 관상학은 그 사람이 가진 내부의 에너지를 추론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없는 기운이 생기겠는가.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치아나 털은 (교정이나 제모를 통해 관상과 운명이 바뀌는) 효과가 크다. 그 밖의 뼈나 근육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안준범 / 5년 전 한 젊은 여성이 관상을 보러 왔다. 반드시 코 수술을 하라고 했다. 실제로 수술을 했고, 그 후 준재벌집에 시집을 갔다. (성형으로 운명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성형을 통해 보완해야 할 부분이) 2% 부족한 사람은 가능하겠지만 정도가 심한 사람은 어려울 수 있다. 필요 이상으로 하는 것도 안 좋다.
이원석 / 기본 운명은 바뀌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바꿀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운 외에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가족, 주변 사람 등이 있는데, 성형으로 인상이 (비호감형에서 호감형으로) 바뀌면 주변인들이 달라질 수 있다.
Q 흔히 말하는 ‘좋은 관상’은 어떤 관상인가.
박청화 /부위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상이다.
안준범 / 좌우 이목구비의 균형, 얼굴과 키의 균형 등 균형감이 잘 갖춰져야 한다. 또 바르게 생겨야 좋은 상이다. ‘바르다’는 것의 기준을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일단 뚜렷하게 동물을 닮았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상이다. 그러나 이것도 경우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원숭이를 닮았는데 눈이 빨갛다면 안 좋다. 눈은 큰데 색이 안 좋으면 안 좋다. 눈은 작지만 검은자는 까맣고 흰자는 깨끗하면 좋다. 콧날은 좋지만 코가 얼굴에 비해 크다면 안 좋다.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하다.
영화 <관상>으로 본
조선시대 관상은 어땠을까?
“목을 잡아뜯고 절대로 놔주지 않는 잔인무도한 이리. 이 자가 진정 역적의 상이다.”
영화 <관상> 중 조선 최고의 관상가 내경(송강호)은 수양대군(이정재)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한다. 조선시대의 미래를 위해 권력 다툼에 뛰어드는 당대 최고의 관상가 내경의 이야기는 사실에 허구를 더한 ‘팩션’. 팩션 사극 <관상>은 상반기 흥행작 <광해 : 왕이 된 남자>를 능가하며 무서운 속도로 흥행질주 중이다.
동물상으로 본 영화 <관상> 속 캐릭터
송강호_ 구렁이 상 극 중 조선시대 천재 관상가 내경 역을 맡은 송강호는 구렁이 상으로 묘사됐다. 의도치 않게 왕가의 권력 싸움에 휘말린 그는 속을 드러내지 않은 채 국운을 바꾸려 노력한다.
이정재_ 이리 상 역모를 꿈꾸다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 역의 이정재는 이리 상이다. 포스터 속 매서운 눈빛이 눈길을 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을 이리에 빗대었다.
백윤식_ 호랑이 상 수양대군에 맞선 왕가의 2인자 김종서 역의 백윤식은 호랑이 상이다. 충실하고 용맹스러운 기백이 호랑이와 닮았다.
조정석_ 너구리 상 내경의 조력자 팽헌 역의 조정적은 너구리 상이다. 극 중 감초 역할에 걸맞다.
김혜수_ 고양이 상 지방에서 관상을 봐주던 내경의 천재성을 알아본 기생 연홍 역의 김혜수는 고양이 상으로 묘사됐다. 주저하던 그를 꾀어 자신의 기방으로 불러들인다.
이종석_ 황새 상 아버지 내경과 달리 관상에 따른 운명을 믿지 않는 아들 진형 역의 이종석은 황새 상으로 묘사됐다. 극 중 입신양명을 꿈꾸며 절로 들어간다.
02 유명인들의 관상풀이
요즘 가장 ‘핫한’ 셀럽들의 관상은 어떨까. 얼마 전 왕자를 순산한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과 연하남 열풍의 주역 이종석까지, 유명인사 6인의 관상을 물었다.
케이트 미들턴
이원석 / 미적으로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관상학적으로 아주 좋은 상이다. 일단 눈에 광채가 있고 힘이 있다. 성취욕이 강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웃을 때 입이 초승달 모양으로 올라가는 게 좋다. 광대가 나오고 웃을 때 생기는 턱 모양이 사각을 유지하는 것은 미적 관점으로는 0점일지 몰라도 관상학적으로는 사업가가 되도 성공할 상이다.
안준범 / 얼굴과 키, 손발의 비례가 보기 좋다. 몸매가 좋은 것과는 다르다. 오악(이마 뼈, 양쪽 광대뼈, 턱, 코)이 코를 중심으로 잘 발달되어 있으며 특히 광대가 옆으로 퍼지지 않고 앞으로 잘 솟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왕의 부인이 되기에 손색없는 상이다
안젤리나 졸리
이원석 / 미인상은 아니지만 관상학적으로는 참 좋다. 입술이 섹시하면서도 남자를 홀리는 형상이다. 건강미, 관능미가 있다. 사업적으로 매우 성공할 상이다.
안준범 / 얼굴은 ‘금형’, 체형이 ‘목형’이다. 관상학적으로 좋지 않은데, (이 때문에) 유방절제 수술을 받았다. 흔히 안젤리나 졸리 하면 입술을 먼저 떠올리는데 위아래가 까뒤집혀진 입술이다. 이는 관상학적으로 흉하게 본다. 이혼 등 남자관계로 구설에 올랐고 부인이 있는 남자(브래드 피트)와 염문을 뿌린 후 함께 살고 있다. 둘의 궁합은 잘 어울리나 관상학적으로 그녀는 자신의 숙명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고 있다
송강호
이원석 / 코가 굵고 아래로 쭉 뻗어 있다. 콧구멍이 보이지 않는 것도 좋다. 앞턱이 받쳐주고 광대가 살아 있다. 눈은 작지만 눈빛이 강해 좋은 상이다. 골프를 잘 치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눈이 작지만 눈빛이 매섭다. 대표적으로 박세리가 그렇다.
안준범 / 얼굴과 체형이 모두 ‘목형’이다. 게다가 피부색이 거무스름하여 ‘진체’를 이루었다. 진체란, 나무의 모습을 색깔까지 그대로 빼닮아 큰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광대가 앞으로 잘 나와 있다. 코가 살짝 굽어 있어 관상학적으로 좋지 않게 본다. 그러나 해당 운이 지나면 괜찮다. 실제로 늦은 나이가 돼서야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종석
이원석 / 대표적인 꽃미남형이다. 기본적으로 연예인을 하기에 적합한 얼굴이다. 옛날에 태어났어도 사당패놀이, 광대를 했을 상이다. 다만 이런 친구들이 잘나갈 때는 잘나가지만 못 나갈 때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면 힘들다. 얼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위는 입술이다.
안준범 / 얼굴과 체형이 모두 ‘목형’이다. 피부가 매우 하얀 것은 관상학적으로 약간 아쉽다. 입이 도화의 입이다. 인기로 밥 벌어 먹을 상이다. 눈에도 도화의 기운이 있고 연한 갈색으로 그 기운을 더욱 부추긴다. 눈썹이 반듯하여 자칫 도화로만 흐를 수 있는 기운을 잘 받쳐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상이다. 30대에 좋은 작품을 만나 부흥할 수 있다
김정은
주선희(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교수) / 번드르르한 겉과 차가운 속의 부조화가 불편한 얼굴이다. 오른쪽 눈썹의 근육 윗부분은 26~27세 때를 의미하는데, 이곳에 흉터가 있는 것은 그 당시 진행된 후계 세습이 행운이 아니라 불운일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튀어나온 검은자는 관찰력이 뛰어나고 까다로운 성품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박근혜
이문학(대한역학학회 교수) / 56~65세의 운은 주로 입 모양에 달렸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고 입술도 도톰해 무난하게 국정 운영을 할 가능성이 있다. 눈썹이 동그스름하게 솟아올라 인기가 많은 형상이다. 눈이 갸름하고 길어서 대범하고, 눈꺼풀이 두툼해 여장부 스타일이다. 코에 비해 광대뼈가 약해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자의식이 강하다. 코끝이 밑으로 내려온 형상이 남에게 이용당하기보다 남을 부리는 타입이다
여성조선
얼굴 생김새는 하드웨어 심상 바뀌면 얼마든 변화
‘관상’이란 영화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관상이란 얼굴 생김새를 통해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는 일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관찰자 능력에 따라 다양한 예측 값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형체로 이뤄진 ‘꼴’은 에너지 값인 ‘꼴값’을 갖게 마련이다. 그 무형의 꼴값을 분석하는 게 관상이라 할 수 있다. 꼴값에 따라 혈색이 달라지고 형체 또한 변화를 일으킨다. 그래서 기(氣)의학이라 할 수 있는 동양의학에서는 환자 상태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몸 생김새를 살피고 피부 색깔을 보는 관형찰색(觀形察色)을 우선시했다.
기학(氣學)을 전공한 필자는 기의학적 측면에서 관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몸과 마음은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데, 몸은 마음 상태 그대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이를 동양학에서는 심기혈정(心氣血精) 원리로 파악한다.
다시 말해 마음(心) 상태에 따라 그에 상응하게 몸을 유동하는 기(氣)가 일어서고, 뒤따라 물질적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혈액(血)순환이 이뤄져 세포 구성요소인 정(精) 또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의 희로애락에 따라 파동 형태의 기를 뒤따르는 것들 역시 그 행보를 같이 하며 형체 변화를 일으킨다.
관상에서는 형체를 이루는 근원인 마음을 중시한다. 그래서 ‘사주팔자보다 관상이고 관상보다 심상을 보는 게 낫다’고 하는 것이다. 늘 마음이 여유롭고 선한 사람, 혹은 항상 사특하게 흉심을 품은 사람의 얼굴은 누구나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정신인 ‘얼’이 담긴 ‘굴’이 바로 ‘얼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이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갖는 마음이 그대로 얼굴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마와 눈이 관상에서 가장 중요
그렇다면 어떤 관상이 좋을까. 이목구비의 전체적인 조화와 함께 혈색의 건강함이 최우선이다. 특정 부위가 좋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조화롭지 못하면 당사자에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특히 혈색이 칙칙하면 해당 부위의 오장육부 역시 건강하지 못해 마음의 화평을 기대할 수 없다.
관상을 볼 때 어느 곳을 가장 우선적으로 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마와 눈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면서도 한눈에 글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제목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사람 얼굴로 치면 이마(이마 제·題)와 눈(눈 목·目)이다. 그래서 흔히 관상에선 이마와 눈이 8할을 차지한다고 했다. 제목만 봐도 전체 글 내용을 유추할 수 있듯이 이마와 눈만 봐도 그 사람의 현 상태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관상’에서 관상가 김내경 역을 맡은 배우 송강호(왼쪽)와 기생 연홍을 연기한 배우 김혜수.
이마
이마는 그 사람의 간판이나 다름없다. 넓으면서 흉터나 주름이 없는 게 좋다.
혈색은 화색이 돌면서 밝고 윤택한 붉은 기운이 흐르는 홍윤색(紅潤色)이면 좋다. 오장육부는 물론 전체적으로 몸 기능이 조화롭지 못하면 이런 혈색을 갖기 어렵다.
눈
돌출된 뇌(腦)라고 부르는 눈은 우리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마음의 창’이기도 하다. 물론 눈 각 부위에 따라 오장 기능이 할애되지만 전체적으로는 간장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눈 흰자위에 누렇게 황달이 생기거나 조금만 무리해도 눈곱이 끼는 것은 간이 힘들다는 뜻이다. 눈이 갑자기 침침하고 시리거나 뻑뻑해도 그렇다. 관상에선 눈동자와 흰자위가 맑고 그윽하며 빛나면 총기가 살아 있는 좋은 눈으로 본다.
흰자위와 검은자위 가운데 검은자위가 약간 큰 게 좋다. 또한 태어나면서부터 쌍꺼풀이 있으면 인종적으로는 후덕한 남방계, 없으면 강인한 북방계다.
코
관상에서 코는 재화의 들고 남을 뜻한다. 콧구멍과 콧방울이 둥글고 원만하면 좋고, 다른 부위에 비해 유난히 크면 오히려 좋지 않다. 코뼈는 굵고 반듯하게 아래로 뻗은 것이 좋으며, 콧방울이 둥근 주머니처럼 풍성하게 매달려 있으면 재물운이 좋다고 본다. 그러나 정면에서 볼 때 콧구멍이 보이면 씀씀이가 헤픈 것으로 판단한다.
요즘 인체의 오묘한 조합 기능을 무시한 채 코를 높이는 등의 성형수술이 유행하는데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콧구멍을 통해 들어온 공기는 비갑개(鼻甲介)라는 ‘자동난방기와 가습기’를 통해 우리 체온에 가까운 온도로 데워져 허파로 유입된다. 그래서 열대지방에 사는 민족의 코 모양은 온도를 높이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들창코에 가깝고, 추운지방에서 살아온 민족은 차가운 공기를 순식간에 따뜻하게 데워야 하는 필요성에 의해 코 내부 공간을 좀 더 많이 확보하려고 콧대가 자연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입과 입술
입 크기에 따라 사람의 도량을 파악하기도 한다. 입술은 적당히 도톰한 게 좋고, 홍윤색을 띠면서 광택이 나면 더 좋다. 입과 입술은 현재 몸 상태를 반영하기도 한다. 입과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갈 듯이 마르면 위에 열이 있거나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는 뜻이다. 구각(입꼬리)이 헐거나 물집 같은 게 자주 생긴다면 어떤 결정에 앞서 우유부단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입이 크고 위아래 입술이 적당히 도톰하면서 탄력이 있고 혈색이 좋으면 건강하다는 증거이고, 마음 씀씀이도 바르고 넓다고 본다. 입이 비뚤어졌다는 것은 비위 기능뿐 아니라 신장계통 기관들도 좋지 않다는 뜻이며 성격 또한 비뚤어지기 쉽다.
귀
귀는 청각 기능과 더불어 평형감각을 담당하며 뇌의 외부 상태를 표현한다고 보기도 한다. 그래서 관상학에서는 귀가 두껍고 크면서 활기가 느껴지면 총명하다고 본다. 모양뿐 아니라 혈색도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귀가 거무스름하면서 윤기가 없으면 신장에 중대한 이상이 있음을 암시한다. 또 백색을 띠면서 활기가 없으면 폐 기능 저하, 검붉은 빛을 띠면 어혈이 역으로 차오른 것으로 뇌혈압이 높은 상태임을 나타낸다고 본다. 특히 귀는 선천적 정기를 담고 있는 신장의 외부기관으로, 귀를 통해 선천적 내력을 판단하기도 한다.
눈썹
눈썹은 교제관계나 친화력 정도를 보여준다. 눈썹이 작고 숱이 적으면 대인관계에 소홀한 경향이 있으며, 숱이 지나치게 많으면 주변에 사람은 많아도 복잡한 관계 탓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을 우려가 있다. 눈썹은 손발톱과 함께 그날그날의 건강 여부를 살필 수 있는 부위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썹이 가지런하지 않고 헝클어져 있다면 건강과 함께 인간관계에도 신경 써야 함을 의미한다.
광대뼈
광대뼈 부위가 잘 발달한 사람은 일 추진력이 좋고 사회생활 또한 활발하게 잘해나간다고 본다. 그래서 예전엔 광대뼈가 큰 여성을 가리켜 “성격이 드세서 집안 망하게 한다”고 했지만, 여성의 사회활동이 두드러진 요즘엔 남성 못지않게 각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손발톱
손발톱 색깔이나 무늬, 모양으로도 건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윤택한 연홍색이라면 건강한 상태지만 너무 희면 빈혈, 너무 붉으면 혈압, 청흑색을 띠면 간과 신장 이상, 황색 무늬가 있으면 소화기 질환, 흰색 얼룩무늬가 있으면 신경쇠약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손톱뿌리 부분에 있는 초생달 모양의 흰색 부위(三日月) 대소에 따라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음은 창조적인 소프트웨어
사람은 대부분 좀 힘들거나 일이 잘 안 풀리면 알게 모르게 팔자타령을 한다. “내 팔자가 이러니 별수 있겠어”라며 체념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것이 운명론의 진실이다. 즉, 팔자나 관상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주팔자란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어느 시에 태어났다는 지울 수 없는, 마치 주민등록 번호 같은 인식코드라 할 수 있다. 내 몸이 다할 때까지 바뀌지 않는 사실일 테니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코드가 인생 향방을 결정하는 키워드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사주팔자, 즉 태어날 때의 유전자 및 체형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좀 더 중요한 것은 평소 몸을 운용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컴퓨터를 구매한 후 컴퓨터 운용 실력에 따라 하드웨어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그 컴퓨터의 질적 문제는 얼마나 좋은 프로그램과 데이터베이스를 갖추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질적 향상은 더 뛰어난 프로그램으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이런 컴퓨터에 빗대자면 우리 몸은 하드웨어에 해당한다. 우리는 더 나은 능력을 갖추려고 오랜 시간 다양한 정보를 입력하는데, 작게는 가족 구성원에서 시작해 학교에서 교육받고 사회 구성원이 된 뒤에도 수많은 정보를 입력한다. 사실은 어머니 배 속에서 태교를 받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그야말로 평생교육의 현장 속에서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정보를 입력했다가 지우기도 하고, 계속 더 좋은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살아가는데, 개별 능력은 어떤 정보를 입력하며 살아왔느냐로 결정된다. 그 입력 작용에서 주도적 구실은 우리 마음의 역량에 달렸다. 긍정적인 마음 상태 또는 부정적인 마음 상태에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그 차이가 크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유전자 정보 지도인 DNA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체의 유전자 정보는 침팬지와 98.7% 똑같다고 한다. 1.3% 차이에 의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됐고, 침팬지는 동물 중에서 조금 나은 인지능력을 갖춘 포유류의 한 종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는 점은 하드웨어가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근본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좀 더 중요한 것은 70조 개에 달하는 세포로 구성된 인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즉 마음이다. 이 마음의 운용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주요 방법으로, 이는 반복 학습을 통해 더 뛰어난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몸은 놀라운 속도로 변화를 거듭한다. 하룻밤 사이 세포 수천억 개가 죽고 새롭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5~6년이 지나면 현재 모습을 이루는 체계가 거의 바뀌게 된다. 그래서 일상에서의 마음가짐이 세포에 공명현상을 일으켜 그대로 반영되니, 마음먹기에 따라 관상도 좋게 혹은 나쁘게 바뀔 수 있다.
사주팔자나 몸은 단지 하드웨어에 불과할 뿐이며,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을 운용하는 소프트웨어인 마음이다. 지금 가진 마음의 선악에 따라 행불행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좋은 관상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 관상을 만들 수 있을까.
대구 달서구 계명대 취업지원센터에서 졸업과 취업을 앞둔 준비생들이 성공적인 면접법과 직장생활을 위한 첫인상 연출법, 인사법, 악수법, 대화법 등을 교육받고 있다(왼쪽).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에서 ‘관상 상담 이벤트’가 열린 가운데 고객들이 전문 관상가에게 관상 상담을 받고 있다.
관상을 좋게 하는 이미지 트레이닝 기법
사람은 누구나 간절한 소망을 이루려고 기도하곤 한다. 언제 기도해야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잠들기 전 하는 기도가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자신의 이미지라 할 수 있는 얼굴 관리는 물론 건강을 회복하는 데도 이 시간대를 잘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잠들기 전 입력한 내용이 수면 시간 내내 수행되기 때문이다.
입면의식이 중요한 이유는 대뇌와 소뇌, 뇌간의 관계성 때문이다. 전두엽, 측두엽, 후두엽, 두정엽으로 나뉜 대뇌와 소뇌는 고등동물일수록 발달된 후천적 기관으로, 희로애락 같은 감정은 물론 보고 느낀 대로 판단하고 새로운 정보도 가공할 수 있다. 즉, 학습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 의지에 따라 어떤 사안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일으킬 수 있다. 상상을 통해 자신의 좋은 얼굴 모습을 이미지화하는 작업도 바로 대뇌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원시적 뇌라 할 수 있는 뇌간은 대뇌와 소뇌처럼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상상력을 동원할 수 없다. 다만 대뇌와 소뇌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그대로 수행할 뿐이다. 즉 대뇌에서 갑자기 무서운 생각을 일으키면 그 정보에 대한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자율신경의 교감신경을 통해 전신에 전달함으로써 긴장의 결과인 닭살을 돋게 하는 것이다. 최면은 바로 이런 대뇌와 뇌간의 역학관계를 이용한 ‘거짓 작전’이다.
대뇌와 소뇌, 뇌간의 이러한 관계성 때문에 평소 생각이 몸에 그대로 반영된다. 그러나 일상에서 자신의 염원을 지속해나가기란 쉽지 않다. 명상 같은 특별한 시간을 제외하면 일상에서 우리는 수많은 생각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 중 8시간 내외를 차지하는 수면시간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입면의식을 거행할 때 더 강력한 효과를 보는 방법은 주문보다 이미지로 입체화하는 것이다. 즉 자기 얼굴을 이미지로 상상해 홍윤색으로 맑고 밝게 빛나는 이마, 밝고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 반듯하게 솟아오른 콧등과 둥글게 빛나는 콧방울, 적당히 도톰하면서 홍윤색으로 밝게 빛나는 미소 띤 입술, 밝은 기운에 휩싸인 빛나는 귀 등을 생생히 그려보며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이미지화가 잘 안 될 때는 그런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머리맡에 붙여두고 입면의식을 거행해도 좋다.
[관상(觀相) ]
“점 찍어 운명 바꾼다고? 목소리 좋아야 진짜 귀인”
인터뷰 | 영화 ‘관상’ 시나리오 감수 김용남 관상가
영화 ‘관상’ 관람객 수가 900만 명을 넘어섰다. 9월 11일 개봉한 후 한 달여 만이다. 조선 초를 배경으로 조카의 왕위를 빼앗으려는 수양대군과 이를 막으려는 김종서의 한판 승부를 다룬 이 영화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은 ‘관상쟁이’ 김내경. 사람 얼굴만 보면 성격부터 앞날까지 한눈에 읽어내는 능력자다.
‘관상’ 시나리오를 감수한 관상가 김용남(46·사진) 씨는 “사람의 상(相)을 제대로 보려면 풍감지기(風鑑之氣)가 필요하다. 이목구비뿐 아니라 기색(氣色)과 기세(氣勢)까지 함께 읽는 능력이다. 이것을 갖추면 관상을 통해 얼마든지 사람의 성격과 앞날을 알아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만화 ‘꼴’을 감수한 관상가 신기원 씨의 제자로, 20년 넘게 관상을 공부해왔다.
▼ 사람들은 흔히 관상을 ‘얼굴 읽기’로 생각지 않나.
“그건 한 부분일 뿐이다. 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목소리다. 범종 소리처럼 여운이 긴 목소리를 좋은 것으로 본다. 부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목소리가 진동이 돼 몸으로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오장육부를 타고나야 이런 소리가 나온다.
둘째로 보는 것은 체상(體相)이다. 몸에서 건강하고 좋은 기운이 흘러넘쳐야 길하다. 세 번째가 얼굴인데, 얼굴에서는 눈빛이 가장 중요하다. 태양처럼 빛나되, 겉으로 뿜어져 나오는 게 아니라 안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이 좋다. 그런 시선을 받는 사람은 자신의 속내를 모두 들키는 것처럼 느껴 상대방을 존경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 영화 ‘관상’에서 한 기생은 김내경의 조언을 듣고 코에 점을 만들어 운을 바꾼다. 눈, 코, 입의 생김새나 점의 위치도 길흉화복에 영향을 미치나.
“영화의 그 부분은 허구다. 영화에서처럼 특정 위치에 점을 하나 찍는다고 사람 운이 바뀌지는 않는다. 관상학에서는 밋밋한 점을 굳이 빼거나 만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 다만 봉긋한 점은 다르다. 피부 위로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고 표면에 윤기가 흐르며 털이 돋아 있는 점은 복을 상징한다. 그런 점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으니 타고나는 수밖에 없다.”
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기색과 기세
▼ 눈, 코, 입 생김새는 어떤가.
“훤한 이마, 반듯한 코, 단정한 입, 잘생긴 귀가 복과 귀(貴)를 상징하는 건 맞다. 목소리, 몸의 기운, 눈빛 다음으로 이런 생김을 본다. 그러나 운을 얻으려고 수술로 이목구비 모양을 바꾸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인상은 바뀔지 모르나 그 안에 깃든 우주 기운은 변하지 않는다. 관상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을 보는 것이다.”
▼ 타고난 상은 영원불변이라는 뜻인가.
“상을 변화시키는 건 수술이 아니라 기색과 기세다. 기색은 얼굴에 드러나는 빛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눈썹이 아주 수려하게 생긴 수험생이 있다고 하자. 눈썹은 ‘문서궁’이라고 하여 수험운을 보여준다. 시험을 앞두고 수험생의 눈썹 주변이 밝게 빛나면 수석 합격할 상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어두운 기운이 서리면 아무리 눈썹 모양이 좋다 해도 이번 시험에는 운이 닿지 않는 것이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인 기세도 중요하다. 현재 그 사람의 기운이 세상의 기운과 어우러져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상이 달라진다. 시류에 올라타면 기세가 번성하고 운이 따라온다. 시류에 역행할 경우 이목구비와 기색이 아무리 좋아도 성공할 수 없다.”
김씨는 지난해 대통령선거(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한 것은 시류의 힘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기색 면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박 대통령을 앞섰다. 문 후보는 입매가 반듯하고, 법령(法令·팔자주름)이 좋아 높은 지위에 오를 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타고난 복은 많지 않지만 상황에 맞게 잘 움직이는 능수능란함을 지닌” 박 대통령이 시류와 화합하며 강한 기세로 문 후보를 압도함으로써 대권을 손에 넣었다고 한다. 김씨는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은 대인의 풍모를 갖고 있었다. 위대하고 단단한 느낌을 줬다. 그런데 요즘엔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인다”며 “기세가 약해진 것”이라고 했다.
꾸준히 마음 수양하면 운 개선
그는 과거 ‘신뢰의 정치인’으로 불리던 박 대통령이 최근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한 이유도 ‘기세’에서 찾았다. “용모로 볼 때 박 대통령은 신의를 중히 여기는 사람이 맞다. 기세가 약해지다 보니 이를 밀고 나가지 못할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지도자의 기세가 약해지면 나라 또한 위태로워진다. 반대로 국운이 약해지면 지도자의 기세가 약해지기도 한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당분간은 나라가 안팎으로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에게 내처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에 대해 물었다. 김씨는 “문재인 의원은 현재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지만 말년이 좋은 상이다. 다시 큰 정치인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맑고 수려하며 귀한 지도자의 기운을 지녔다”고 했고, 안철수 의원은 “평생 편안하게 살아가며 원하는 것을 이룰 상”이라고 평했다.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상을 가진 이는 많다. 이들 중 대선 무렵 기색과 기세에서 앞서는 이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좋은 상을 갖는 것이 성공의 전제 조건인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본인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만한 상이 아니다. 눈빛이 강렬하고 코 모양도 좋지만 서울시장 정도가 최대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를 대통령 자리까지 이끈 건 아내 김윤옥 여사다. 전체적으로 모난 데 없이 동글동글한 모습이 딱 영부인상이다.”
그렇다면 타고난 상이 보잘것없고, 배우자복도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김씨는 “외모는 내면의 반영인 만큼 꾸준히 마음을 수양하면 상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생각은 말을 만들고, 말은 행동을 만들며, 행동은 습관을, 습관은 인격을 만든다. 인격이 달라지면 상이 바뀌고 운명도 바뀐다. 어제의 마음이 오늘의 얼굴이 되고, 오늘의 마음이 내일의 얼굴이 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분명히 좋은 상을 갖게 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 주간조선
[횡설수설/허문명]관상(觀相)
한국인은 용모 말 글 판단력, 즉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중시했다. 그중에서도 신(身)이 맨 앞에 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신(身) 중에도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얼굴이다.
생김새를 포함해 얼굴에 나타난 기운이나 호감도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얼굴’의 옛말 ‘얼골’도 ‘얼’이 깃든 ‘골’(洞·동네)이라는 뜻이다. 인상(人相)이 심상(心相)인 것이다.
▷옛날엔 ‘생긴 대로 산다’는 수동적 운명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요즘엔 ‘사는 대로 생긴다’는 능동적 관상학이 우세하다. 새해부터 본보에 관상을 소재로 한 만화 ‘꼴’을 연재할 허영만 화백도 “관상학의 대가 신기원 씨에게 직접 배워 보니 관상도 변하고 운도 변하는 것이더라”고 말한다.
‘타고난 관상’이라지만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변한다는 얘기다.
▷국내 인상학 박사 1호인 주선희 씨는 아예 ‘얼굴 경영’을 들고 나온다. 인상을 만드는 요소 중 유전자는 고작 20∼30%이고, 나머지는 후천적 사회화 과정이라는 것이다.
좋은 인상의 첫째 기준은 찰색(안색)이고, 그 다음은 정신이 머무는 집인 눈빛이다.
검은자위와 흰자위가 분명한 맑은 눈이 좋다. 아랫배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품격을, 코는 재물 운을, 입술은 성적 취향을 나타내고 귀에는 유년시절 성장 기록이 담겨 있다.
성형이 많은 요즘엔 성형이 미처 닿지 못하는 눈빛과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올해는 대선의 해여서 관상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일부 방송은 전문가들을 출연시켜 대선 주자들의 관상을 보게 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도 했다. 덩달아 사원 채용 때 관상을 보는 기업도 늘었다.
특히 배신하지 않고 조직에 끝까지 충성할 사람인지를 간파하는 데 신경을 쓴다고 한다.
관상가에게 직장 동료나 상사의 사진을 들고 가 ‘나를 속일 사람인지 아닌지’ 봐 달라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가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이니 관상의 용도도 세태에 따라 변하는 것인가.
허문명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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