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일우, 데뷔 8년차…변화와 성장의 지점을 맞다
- 박주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 입력시간 : 2014-03-03 18:05:14 수정시간 : 2014-03-03 18:10:29
◇ 정일우는 어떻게 날라리 검사 서도영이 됐나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일우는 부쩍 야윈 얼굴로 등장했다. 최근 정일우가 맡은 서도영 캐릭터가 ‘황금무지개’의 전반전인 감정 신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이고, 노출 신 때문에 급작스러운 몸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그럼에도 ‘황금무지개’를 설명하는 정일우는 연방 웃는 얼굴이었다. 드라마에 대한 그의 애정은 한 눈에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정일우는 “사실 이렇게 긴 호흡의 드라마가 처음이라 힘들긴 한데, 지금은 제약없이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편안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아 좋아요”라고 밝혔다.
‘날라리 검사’ 서도영이 ‘순정남’ 서도영으로 변모하는 과정 또한 정일우는 세심하게 신경 썼다. 처음엔 법정용어조차 생소했다던 정일우는 영화를 보며 검사들 특유의 뉘앙스나 액션을 연구했으며, 후반부 서도영의 터져 나오는 감정 신을 위해서 극 초반에는 일부러 밝은 스타일과 높은 목소리 톤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사실 외향적 스타일에도 많이 신경을 썼어요. 점차 다크해지는 모습은 당초에 염두에 뒀던 모습이고요. 지금은 많이 다크해졌어요. 최근에는 감정신이 늘었고 감정 이입을 위해서 요즘엔 거의 차 밖으로 안 나오는 편이에요”
긴 호흡의 주말드라마, 뻔하지 않은 캐릭터 정립 등 여러 가지로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정일우는 ‘황금무지개’가 특별하다고 밝혔다. “조민기 선배님의 조언이기도 한데 남자는 목소리 톤이 중저음이 돼야 남자 배우로서 매력이 발산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부분도 ‘황금무지개’를 통해 찾은 것 같아요. 사실 초반에는 목소리 톤도 좀 높였거든요. 지금은 톤 자체가 많이 다운 되면서 원래 제 중저음 목소리를 찾은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이제야 남자 냄새가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일우는 ‘황금무지개’ 신 중 가장 많이 붙는 두 배우, 조민기와 유이에게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정일우는 “조민기 선배와의 케미가 너무 좋지 않나요?”라며 선배 조민기에 대한 특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정일우는 “조민기 선배는 제가 20살 시절부터 알고 지냈는데 정말 많이 챙겨주세요. 현장 모든 분들이 ‘조민기와의 케미가 돋는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결국 서도영은 백원이를 선택하겠지만, 아버지와의 관계에서의 아픔 등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라고 털어놓았다.
또한 상대 여배우로 등장하는 유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이는 1988년생으로, 정일우가 여태까지 호흡을 맞췄던 여배우 중 가장 어리기도 하다. 이에 정일우는 “제가 동생이 없다 보니까 많이 서투른데도 최대한 편안하게 맞춰주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에 선배님이라고 부르던 것도 오빠라는 호칭으로 정정해줬고요. 백원이 씩씩한 캐릭터인데, 처음엔 너무 씩씩하게 대하길래 사랑하는 감정을 좀 넣어보자고 서로 의논하면서 메워가고 있어요”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일렀다.
최근 백원에게 이별을 선언한 도영.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그 여자를 위해 원치 않는 이별까지 선언해야 했던 남자의 순정에 대해서 정일우 또한 공감한다고 털어놓았다. 정일우는 “저 또한 한 여자에겐 푹 빠져 사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연애를 하기 까지 오래 걸려요. 최소 3~4개월? 서로 장단점을 알고 공통점을 알고 이야기가 잘 통해야 해요.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좋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사람 만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내면을 더 중요시하게 봐요”라고 밝혔다.
28세 어린 나이에 벌써 8년 차 경력이다. 정일우는 “아쉬워요. 너무 빨리 시간을 흘려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20대까지는 바쁘게 지내면서 내 색깔을 확고히 가져가자는 목표가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황금무지개’가 많은 도움이 됐죠”라고 털어놓았다. 8년이라는 세월, 배우로서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동안 정일우에게도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그는 이를 슬럼프라고 명했다. 정일우는 “슬럼프는 항상 오는 것 같아요. 최대한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죠”라고 운을 뗐다.
그에게 첫 슬럼프는 ‘거침없이 하이킥’이었다. “갑자기 인파가 몰려서 항상 숨어다녔어요. 그 땐 다음 작품에 대한 걱정이 커서 군대를 갈까, 유학을 갈까 고민이 많았죠. 최대한 제 사생활을 보장받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후 ‘아가씨를 부탁해’에도 슬럼프는 계속 됐다. 그가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던 터닝 포인트는 드라마 ‘49일’이었다. “사실 세 번째 조연임에도 캐릭터가 너무 탐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따먹을 수 있는 건 다 따먹자는 생각으로 목숨 걸고 했어요. 그 때 이후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아요”
이어 정일우는 ‘49일’을 기점으로 연기에 빠지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그전에는 무조건 대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그때부터는 극의 흐름에 빠지게 됐어요. 극에 몰입한다는 기분을 몸소 체험 한거죠”라며 “또 사람이 살면서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잖아요. 나이가 많지 않다 보니까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간접경험을 많이 하려고 해요.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발휘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연기로 커버하려고 해요”라고 밝혔다.
정일우는 올해 한 해 영화 계획이나 해외 팬미팅 투어 등 다양하고 빼곡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바쁜 와중에서도 정일우는 “기본을 잘 지키고 초심을 잃지 않는 것. 이것만은 놓치지 않고 한 해를 보내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군대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이 되고 선물이 되는 작품에 출연하는 게 제 목표예요. 지금보다는 좀 더 넓고 멀리 바라보며 인생을 그려나가게 되지 않을까요?”
연이은 슬럼프로 뼈아픈 성장통을 거듭하던 정일우는 인고의 시간을 버티고 한발자국 더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하나 둘 필모그래피가 쌓여갈수록 정일우는 성장 속에서 한 층 더 변화해 나가고 있었다. 이제 8년차, 20대 대표 남자배우로 타이틀을 굳히고 있는 정일우가 또 어떤 그만의 특색있는 캐릭터를 구축해 나갈지, 그의 2014년 행보가 기대되는 바이다.
[사진=스타케이엔터테인먼트/본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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