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할머니 팔순이 넘으셔서 귀가 어둡다.
하루는 김할머니가 노인정에 마실을 가셨는데
김할머니가 싫어하는 약국집 송할머니도 오셨다.
송할머니도 귀가 안 좋으신듯.
약국집 송할머니는 그 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아구! 우리 아들이 최고급 ‘벤츠 세단’을 샀는디
을매나 좋은지 몰러”
하지만 귀가 어두운 김힐머니
“어휴~! 저 할망구는
별것도 아닌 걸루 맨날 자랑질이여…
인자는 허다허다 안되니께
‘배추 세단’ 산 것가지고 자랑질하구 자빠졌어”
약국집 송할머니도 귀가 어두운 관계로
김할머니 실수도 모르고
“암만 조응께 자랑을 허지,
그 벤츠가 얼메나 비싼 줄 알어?”
“아이고~ 그까짓 배추가 좋아봤자 배추지, 뭐.
배추에 금테라도 둘렀남?”
요렇게 티격태격하고 있는 그때.
옆에서 묵묵히 장기 두시던
노인정의 최고 어르신 왕할아버지가
시끄러웠는지 버럭 소리를 치르시며
“아 시끄러!
이 할마시들이 아까부터 왜 자꾸
‘빤스 세장’ 갖구 난리들이여.
그냥 적당히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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