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노력의 대가로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소소함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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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정에서

정부혜 2015. 12. 10. 22:00

 

김할머니 팔순이 넘으셔서 귀가 어둡다.

 

하루는 김할머니가 노인정에 마실을 가셨는데

김할머니가 싫어하는 약국집 송할머니도 오셨다.

송할머니도 귀가 안 좋으신듯.

약국집 송할머니는 그 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아구! 우리 아들이 최고급 ‘벤츠 세단’을 샀는디

을매나 좋은지 몰러”

하지만 귀가 어두운 김힐머니

“어휴~! 저 할망구는

별것도 아닌 걸루 맨날 자랑질이여…

인자는 허다허다 안되니께

‘배추 세단’ 산 것가지고 자랑질하구 자빠졌어”

 

약국집 송할머니도 귀가 어두운 관계로

김할머니 실수도 모르고

 

“암만 조응께 자랑을 허지,

그 벤츠가 얼메나 비싼 줄 알어?”

“아이고~ 그까짓 배추가 좋아봤자 배추지, 뭐.

배추에 금테라도 둘렀남?”

요렇게 티격태격하고 있는 그때.

 

 

옆에서 묵묵히 장기 두시던

노인정의 최고 어르신 왕할아버지가

시끄러웠는지 버럭 소리를 치르시며

“아 시끄러!

 

이 할마시들이 아까부터 왜 자꾸

‘빤스 세장’ 갖구 난리들이여.

그냥 적당히 입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