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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에 겨울집 선물.. 한파녹이는 '공존의 삶'

정부혜 2018. 12. 25. 21:51

이달들어 고양이 집 판매 급증 / "이웃들에 기부한 셈 치고 구매" / 일부기업, 연탄배달 대신 제작 / 주택가 길고양이 몰려 갈등도 /"인적 드문 곳에 설치해 배려를" /"개체수 줄면 생쥐 증가 고려를"

“날이 추우니 왠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직장인 이모(29·여)씨는 요즘 유튜브 영상을 보며 ‘길 고양이 집’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얼마 전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몸을 떨 때 문득 시야에 들어온 고양이들이 가엽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른바 ‘길 고양이 급식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각종 후기들도 그의 결심을 굳게 했다. 이씨는 “적당한 크기의 스티로폼 통을 구하는데 조금 애를 먹고 있다”며 “꾸준히 먹이도 사놓는 등 올겨울 관심을 가지고 고양이들을 돌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거리의 동물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 ‘도둑고양이’로 불리며 눈총을 사던 길 고양이들은 최근 ‘길냥이’라는 애칭이 생겨날 정도로 시선이 확 달라졌다. 길 고양이를 돌보려 사비를 터는 사람들까지 나타났을 정도다. 하지만 이로 인한 갈등도 적지 않아 서로 간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온라인에서 ‘길 고양이 집’을 제작·판매하는 업체 3곳에 문의한 결과, 12월에 접어들며 관련 문의와 구매가 전달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체감온도가 확 떨어지면 곧장 문의가 크게 늘어난다”며 “가격은 보통 2만∼3만원 사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겨울철 어려운 이웃에 기부한 셈치고 길 고양이 집을 산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길 고양이 집을 제작하며 찍은 영상이나 구매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리는 일도 부쩍 많아졌다. 인스타그램에 ‘#길냥이겨울집’, ‘#길고양이집’, ‘#길냥이집’, ‘#길냥이급식소’ 등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1만건 넘게 올라 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 회원인 직장인 김모(27)씨는 “길 고양이 집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고양이들이 먹이를 먹거나 잠을 자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콘텐츠도 인기”라고 말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최근 겨울철 봉사활동으로 연탄 배달 대신 길 고양이 집 만들기에 나선 기업이나 관공서도 등장했다. 풀무원 사내 동아리 ‘파미오’는 지난달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 여의도 공원 내 길 고양이 집을 5개 만들어 설치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도 지난 15일 시민 20여명과 길 고양이 집을 만들어 설치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강신청이 금방 마감됐을 정도로 젊은 층에서 인기였다”고 전했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는 “올해 ‘동물권’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면서 거리의 동물들에 연민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추위에 약한 고양이들이 자동차 엔진룸 속에 들어갔다가 사고가 나는 일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주택가에 길 고양이들이 모여들면서 이웃 간 갈등이나 시비로 번지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술에 취한 30대 남성이 ‘길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줬다’는 이유로 60대 여성을 폭행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이 있었다. 지난 5월에는 부산 주택가에서 길 고양이 3마리가 염산을 뒤집어쓴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여러 이웃들을 생각해 길 고양이 집을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하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며 “반대로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은 길 고양이 개체수가 줄어들면 생쥐 등 설치류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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