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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면역 증명' 현대판 신분제도 되나

정부혜 2020. 12. 10. 16:07

美에선 백신 접종 확인 앱, 시범 서비스..호주, 도입 검토중
구체적 백신 효과 입증 안됐다는 반론도..프라이버시권 문제도

19일 서울 중구 한국화이자제약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 혹은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에게 면역 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윤리적, 법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 백신 통행증이란 = 백신 통행증(Passport) 혹은 면역 통행증은 개인이 백신 접종을 받아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구상에서 비롯됐다.

식당과 영화관, 사무실 그리고 항공사들은 이 통행증을 지참한 사람들만 입장을 허용하면 되는 것이다.

영국의 공공의료 시스템인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에게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카드에는 백신 명칭과 번호, 접종일 등이 적혀 있다. 또 "접종 카드를 항상 소지하라"는 안내문도 적혀 있다. NHS는 이 카드를 통해 총 2회로 이뤄지는 백신 투여 날짜를 추적한다.

맷 핸콕 보건 장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이 카드를 통행증으로 활용하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 업체 혹은 다른 나라들이 접종 카드를 통행증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에선 대규모 백신 접종이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해외 여행자들의 접종을 확인해주는 어플리케이션 2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커먼패스(CommonPass)는 이미 시범 서비스가 시작됐고, 국제항공운송협회 트래블 패스(IATA Travel Pass)는 최종 개발 단계에 와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 대학 병원에서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접종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가나 등 국가, 황열병 접종 증명서 요구=특정 활동을 위한 면역 통행증 구상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가나와 나이지리아 등 10여개 국가를 여행하려면 비자 발급 전에 황열병 백신을 접종하고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플로리다와 콜로라도 대학의 학생들은 수막구균성 수막염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주 콴타스항공은 국제 비행시 승객들에게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호주 정부는 입국 조건으로 방문객과 귀국 여행객들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또 다른 나라들도 이 같은 규정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의 비영리 대안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의학 전문지 랜싯에 실린 한 논문은 개인들이 접종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도록 각 정부가 특수한 손목밴드나 앱 혹은 증명서를 고려할 것을 제안하면서, 면역 통행증에 찬성하는 주장을 펼쳤다.

논문 저자 중 한명인 줄리안 사불레스쿠 옥스포드 대학의 실무 윤리 학장은 "국가가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위험을 나타낼 때"라고 지적했다.

◇ 코로나19 백신 효과 완전히 입증 못해 = 하지만 현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백신이 충실하고 지속적인 면역성을 제공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과학계에서 개진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또 임상실험에서 나타났던 효과대로 전염을 예방할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 아울러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정보는 지금까지 광범위한 보급이 아니라 임상 실험에만 기초하고 있다. 즉, 백신 통행증은 해당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도입돼야 하는데 전제가 입증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영국 버밍엄대학 바이러스면역학의 KK 청 교수와 자니아 스타마타키 연구원은 최근 언론 기고문에서 코로나19 백신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속으로 들어갈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초기 반응을 보임으로써 방어면역을 유도한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 로이터=뉴스1

그러나 백신 접종자들의 데이터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이로 인해 방어를 위한 핵심 요소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뒤에 누가 안전할 가능성이 높은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안전할 수 있는지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이들은 전했다.

의료윤리 전문가인 시마 모하파트라 인디애나-퍼듀대학교 교수는 지난 봄 언론 기고문에서 황열병이나 수막구균성 수막염 백신의 경우엔 효과와 부작용 등이 입증됐고,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장애인법(ADA)은 장애인의 직장 차별 보호하는 법안이라며, 법원이 면역력 부족을 장애로 간주한 적은 없지만 이 법률은 그러한 해석을 허용할 만큼 대상이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증명서를 둘러싼 데이터 보호, 프라이버시권, 위조 등의 문제들도 있다. 뉴욕주 빙엄턴대학의 니콜 하순 철학과 교수는 WSJ에 "면역 통행증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점을 보여주는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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