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여론조사 안 믿죠?”라며 “여러분 정말 이게 말이 되나”(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2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의 집중유세 행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이처럼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보다 뒤지고 있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도 “여론조사 안 믿죠?”라며 “여러분 정말 이게 말이 되나”며 여론조사에 대해 의구심을 던졌다.
하지만 과연 이들의 말처럼 말이 안 되는 여론조사 결과일까.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 지역의 전략공천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 등으로 등을 돌린 시민들, 잇따르는 당의 성 추문 등 민주당으로서는 불편한 여론조사를 뒷받침할 근거는 차고 넘친다.
◆어쩌다 여기까지, 이재명을 옥죄는 윤형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후보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내리 5선 의원을 지낸 만큼 대표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됐고, 대선 주자였던 이 후보의 무게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역 토박이를 내세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의 견제를 받으며 선거 결과도 한 치 앞을 예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무엇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을까. 상대편인 윤 후보와 비교해 인천 연고가 없는 점이 이 후보의 약점 중 하나로 꼽힌다. 인천 계양을과 뚜렷한 연고가 없는 이 후보는 전략공천을 통해 인천 계양을의 민주당 후보로 입성했다. 이에 반해 상대인 윤 후보는 자신이 대표적인 지역일꾼임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대장동 의혹과 아내인 김혜경씨에 대한 사정 당국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정치권의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가 민주당 총괄선대위 원장직을 맡으며 타 지역 후보들의 유세 지원에 바쁜 점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총괄선대위 위원장을 맡아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서울시장 선거는 오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과 여당 프리미엄을 누리며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통상 대선 이후 치러지는 선거에서 집권 여당에 힘을 싣는 분위기에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탓에 서울 민심은 민주당에 매섭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험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송 후보의 전략은 윤석열 정부 견제론이다. 송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TV토론에서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와 맞서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선거라며 이번 선거는 오세훈과의 경쟁만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의 한판 대결, 대선 후반전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3주 만에 치러지는 '허니문 선거'인데다가, 현직 프리미엄까지 받는 오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송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윤석열 정부 견제론이 통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정치적인 유불리와 인기에 따라 유권자들이 표를 주는 추세가 아니다”며 “결국 정부와 발맞춰 생활 전반을 윤택 하게 만드는 공약을 내세우고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견제론이나 상호 비방이 아닌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후보들 힘든데, 이 와중에 헛발질하는 민주당
여기에 당에서 터져 나온 성추문도 이 후보를 포함한 민주당 후보들에게 리스크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성비위 의혹을 받는 박완주 의원을 포함해, 성폭력 피해 직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진 김원이 의원과 성희롱 논란 발언에 이어 추가 폭로가 이어진 최강욱 의원 등 소속 의원들의 잇따르는 성 비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잇따르는 성관련 논란 속에, 심지어 온라인상에서는 ‘더듬어민주당’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전통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으로 표를 확장하고 있는 와중에 민주당은 당내 성폭력 사건 등의 난기류를 만나며, 자중지란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손실보상을 위한 정부의 추경예산이 여야 갈등으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여야는 늦은 오후까지 원내 지도부 오찬 회동에 이어 양당 원내대표 및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협의를 연이어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숨이 넘어가는데 오늘도 국회가 열리지 않아 정말 안타깝다”며 “국회가 이렇게까지 협조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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