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한겨레팔로우프로필 보기휘발유 10년만에 최고가…“아직 고점 아니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4.01원 오른 리터(L)당 2068.60원을 기록했다. 전날 2064.59원을 기록하며 10년2개월 만에 기존 최고가(2062.55원, 2012년 4월18일)를 넘어섰는데, 하루 만에 다시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날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도 2132.46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가인 2135원(2012년 4월16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제공: 한겨레지난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 가격이 10년2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3.78L) 5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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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전날보다 4.46원 오른 리터당 2067.99원(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은 이미 지난달 12일 1953.29원에 이르러 기존 최고가(1947.74원, 2008년 7월16일)를 넘었고, 지난달 24일 2000.93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2천원 선을 넘어섰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미국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5달러를 넘었다.

(AP) 통신의 11일(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전미자동차협회(AAA)는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전날 갤런당 4.986달러에서 5.004달러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한 주 사이에만 0.19달러(약 243원) 상승했다. 현지 휘발유 가격은 2008년 7월 갤런당 4.11달러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는 최근 물가를 반영하면 갤런당 약 5.40달러에 해당한다.

국내외 휘발유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휘발유 수요 증가가 꼽힌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전쟁 발발 뒤 유가는 배럴당 최고치인 123.70달러(서부텍사스유·WTI 기준)를 찍었고 이후 100달러를 오르내리다 지난 8일 다시 12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와 러시아 등 비오펙 산유국들이 모인 ‘오펙 플러스’가 증산에 합의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서 차량 운행이 늘어나는 드라이빙 기간(6~8월)이 다가온 점도 휘발유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메모리얼 데이(미국 현충일·5월30일)를 기점으로 여름 여행 기간이 본격화된다. 미국 휘발유 사용량이 전 세계의 35%를 차지하기에 대체로 이때 전 세계 휘발유 가격이 가장 높아진다.

석유업계에서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쪽은

와의 통화에서 “원유의 수요공급의 불일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 금융 기관들의 유가 상향 전망들이 더해지면서 휘발유뿐 아니라 유가 전체가 상승하고 있다”며 “국내 휘발유 가격은 유가 대비 2~3주 정도 후행한다. 최소 2주 정도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