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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내한러' 톰 크루즈, 30년 전 韓 최초 방문 약속의 진실[김현록의 사심록(錄)]

정부혜 2022. 6. 17. 18:49

▲ 1992년 '파 앤드 어웨이' 프로모션으로 호주 시드니를 방문했을 당시 톰 크루즈.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톰 크루즈(60)가 한국에 다시 옵니다. 그것도 무려 10번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째 명맥이 끊긴 할리우드 스타드의 내한 레드카펫 행사의 첫 시작을 역시 그가 끊습니다. 그것도 일정을 하루 앞당겨 하루를 더 한국에 머뭅니다. 역시 톰 크루즈입니다.

한때 흥행 부진과 가정사, 종교 문제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톰 크루즈지만 그를 향한 한국팬의 애정은 남다릅니다. 그의 애정 표현 역시 남달랐어요. 인터넷엔 그의 미담이 줄을 잇습니다.

특히 월드 프리미어 프로모션의 원조로 불리는 그의 한국행은 여러 모로 특별합니다. 정성스런 팬서비스로 이름난 '프로내한러' '친절한 톰 아저씨'의 한국 방한의 역사는 약 30년에 이릅니다.

바야흐로 1994년, 한국 시장 파워가 지금같지 않아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 곳 까지 오는 일이 거의 없던 시절입니다. 톰 크루즈는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개봉할 당시 최초로 한국을 찾아 열일을 했습니다. 어쩌면 무례할 수 있었던 부탁에도 흔쾌히 나서 리포터터였던 이영자를 공주처럼 번쩍 안아올렸던 일화는 아직까지도 회자됩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는 자연스럽게 '친한파' 스타로 분류되며 확고한 팬층을 다졌습니다.

▲ 출처|1994년 내한 당시 톰 크루즈와 이영자의 모습을 내보낸 tvN '택시' 방송화면 캡처

최근엔 그의 미담이 추가돼 바이럴되곤합니다. 30년 전인 1992년 '파 앤드 어웨이'로 일본을 찾았던 당시 이야기라 합니다. '한밤의 TV연예' 리포터가 겨우겨우 발언권을 얻어 '한국엔 언제 방문할 거냐'고 질문하자 현장의 일본 기자들이 '한국같은 나라에 누가 가냐'며 비웃었지만, 톰 크루즈가 정색하며 예의를 차려 '한국에 꼭 가겠다, 약속드린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2년 뒤 결국 톰 크루즈가 그 약속을 지켰고요.

톰 크루즈의 10번째 방한을 맞아 이 미담이 다시 회자됩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팩트 체크는 제대로 해보자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일단 SBS 개국 이듬해인 1992년 당시 SBS 연예정보 프로그램인 '한밤의 TV연예'는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첫 방송이 1995년입니다. 다만 '독점! 연예정보'라는 전신 격 프로그램이 있었죠.

▲ 1992년 '파 앤드 어웨이' 프로모션으로 호주 시드니를 방문했을 당시 톰 크루즈, 론 하워드 감독, 니콜 키드먼. ⓒ게티이미지

하지만 1992년 톰 크루즈가 '파 앤드 어웨이' 홍보를 위해 니콜 키드먼, 론 하워드 감독과 일본을 찾았던 건 팩트입니다. 그해 6월 9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고, 당시 권오규, 윤정이 MC였던 '독점! 연예정보'가 이름답게 한국 매체로는 유일하게 리포터를 파견해 그 현장을 독점으로 방송한 것도 사실입니다. 방송은 사흘 뒤인 6월 12일이었습니다.

일본 기자회견이지만 당시 리포터는 당당히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는 당신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라고 영어로 물었죠. 뜻밖에 한국 기자가 나타나 던진 가벼운 질문에 일본 취재진들 사이에 웃음이 나온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영상을 확인한 관계자는 무시하며 비웃은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해요. 그런 분위기를 지상파 방송으로 내보낼 리도 없고요. 톰 크루즈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언젠가 한국에도 가고 싶습니다."

▲ '탑건:매버릭' 런던 프리미어의 톰 크루즈. ⓒ게티이미지

한다면 하는 남자, 톰 크루즈는 1992년의 발언을 2년 뒤의 한국 방문으로 현실화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을 비웃는 일본 기자들한테 정색을 했다니, 글쎄요. 누가 무시하고 누가 무시당했다며 괜한 감정을 건드릴 필요는 없잖아요. 팩트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미담 아닌가요.

그로부터 시작된 톰 크루즈와 한국 관객과의 인연은 30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톰 크루즈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1994년 처음 한국을 찾았을 당시 열정적으로 일정을 소화한 뒤 기억에 남을 경험을 하고 돌아갔습니다. 1986년 '탑건'을 대히트시킨 전투기 마니아 아니랄까봐, 공식 일정을 마친 뒤 전투기를 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는데 성사돼 실제로 미군 오산비행장에서 전투기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합니다.

▲ \'탑건:매버릭\' 퍼스트 스틸. 톰 크루즈.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랬던 그가 이번엔 '탑건' 이후 36년 만의 속편 '탑건:매버릭'을 들고 한국을 찾습니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을 비롯해 마일즈 텔러, 글렌 포웰, 제이 엘리스, 그렉 타잔 데이비스 등 든든한 팀을 이끌고 엔데믹을 알리는 대규모 레드카펫에 오릅니다. 늘어선 팬들을 그냥 보내지 못해 왔다갔다 '박음질' 하듯 사인을 해주곤 했던 그는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레드카펫 취재에 나섰는데 사인에 진심인 탐 크루즈가 2시간 넘게 행사를 끝내지 않아 철썩 앉아 기다렸던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 기어코 나타나 저에게도 눈을 맞췄던 찰나도요. 벌써 떨리네요. 그저 건강히 다녀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영화 개봉은 물론이요, 30년 감동의 팬서비스를 보여준 톰 형, 톰 오빠의 다음달 환갑을 진정 축하해줄 팬들이 이곳엔 그득합니다.

▲ '탑건:매버릭' 런던 프리미어의 톰 크루즈.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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