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설사를 해도 큰 걱정은 없다. 약국에서 상담 후 적절한 지사제를 사서 복용하면 대부분은 금세 좋아진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갑자기 설사를 할 땐 얘기가 달라진다. 반려동물은 설사 증상과 함께 탈수, 혈변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한데 사람처럼 쉽게 약을 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많은 보호자가 사람용 지사제를 사용을 고민하는데 이는 좋은 선택은 아니다. 사람에게 쓰는 약은 동물에게 사용했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약에는 약효를 내는 주요성분 외에도 제형 등을 유지하기 위한 첨가물이 들어가는데, 사람에겐 안전한 첨가물도 동물에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성분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용량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인체용 의약품을 동물에게 사용할 때는 사람과 동물의 체중차이를 고려한 세밀한 용량 조절이 필요한데, 비전문가인 보호자가 이를 계산하기는 매우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스멕타이트(벤토나이트) 성분이다. 스멕타이트는 장에 직접 흡수되지 않고, 장내 물질을 흡착해 배출하는 원리의 지사제 성분으로 사람 지사제와 동물용 지사제 모두에 흔하게 사용된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가 스멕타이트 성분의 사람용 지사제를 동물에게도 사용하는데, 이로 인해 용량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반려동물이 변비 등의 부작용을 겪는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 사람과 동물의 체중차이는 생각보다 더 크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평소 동물용 지사제를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다. 반려동물용 지사제 성분은 스멕타이트 외에도 ▲클로스트리듐 부티리쿰 복합제 ▲비스무트차질산염 복합제 ▲로페라마이드와 항생제 3종 복합제 등이 있다. 종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2일만 심한 설사를 해도 사망할 수 있는 반려동물이 존재하므로, 보호자는 긴급상황을 대비한 약을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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