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A씨는 유독 거절을 힘들어한다. 일을 떠넘기는 직장 상사의 어려운 부탁은 물론, 술을 먹자는 친구의 가벼운 부탁도 잘 거절하지 못해 정작 자신의 할 일을 못 하는 날이 빈번하다. 피곤함과 스트레스로 몸도 상해가는 것만 같다. 이런 성격을 고치고 싶어 다음번엔 꼭 거절하리라 다짐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거절의 말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A씨처럼 거절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거절 못 하는 근본적 두려움, 원인 생각해봐야우선 자신이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정현 교수는 “거절을 잘 못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자신이 거절을 잘 못 하는 뿌리에 있는 근본적인 두려움이나 원인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성격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내향적·순응적인 사람일수록 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쉽다. 특히 성격이 유약한 경우 상대방의 강압적인 말투에는 더욱 제압되기 쉽다. 흔히 말하는 ‘착한아이증후군’이 있는 사람도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은 거절했다가 관계가 안 좋아지지 않을까,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모든 약속을 무리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실제로 개그우먼 박나래 역시 지난 3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거절을 너무 못 해 술자리 약속을 연달아 40일 동안 간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외에도 상대방을 너무 배려하는 성격이라든가, 거절하지 않는 게 습관이 되었다는 등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정신건강 망가뜨릴 수도… 거절하는 연습 해야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결국 자신의 정신건강과 인간관계를 동시에 망가뜨릴 수 있다.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수용하는 과정에는 나의 욕구를 무시하고 참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복되면 화나 분노, 자책감 등이 많이 쌓여 결국 폭발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절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자신을 위해서라도 "No"라고 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정현 교수는 “타인을 배려하는 만큼 그 중심에 자신에 대한 돌봄과 배려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이 들어 자신의 삶이 없다고 공허해하거나 억울해하며 정신과 클리닉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 사람들과의 갈등이나 다툼을 싫어해서 무조건적으로 순응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참다 보면 암이나 면역계 질환에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결국 “No!”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장기적으로 좋은 인간관계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정현 교수는 “거절을 못 하는 것도 몸에 배어 있는 무의식적인 습관이기 때문에 용기 내 한 번이라도 아니라고 말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이후에는 거절하는 것이 조금은 덜 어렵게 느껴지고, 부탁하는 상대방도 당신에게 부탁할 때는 부탁할 일인지를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거절할 때 자신의 권리도 지키면서 상대방의 감정도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자기주장훈련’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상담학에서는 자기주장훈련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감정 등을 솔직하고 정직하게 상대방에게 표현함으로써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스스로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거절하는 것이 죽도록 힘들다면, 정신건강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얻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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