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특정 식물을 키우면 8시간 만에 공기 중 발암 물질이 97% 제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UTS) 프레이저 토피 교수 연구팀은 악마의 담쟁이덩굴(Epipremnum aureum), 화살촉 덩굴(Syngonium podophyllum), 거미 식물(Chlorophytum comosum) 등 공기 정화 능력이 있는 실내 식물 9종을 대상으로 공기 중 오염물질 제거 능력을 실험했다. 연구팀은 식물들을 각각 하나씩 밀폐된 방에 넣고 벽에 부착시킨 후 8시간 동안 휘발성 유기 화합물에 노출시켰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란 제품 표면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돼 이동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통틀어 일컫는다. 화장품, 향수, 욕실 세정제, 탈취제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상생활 용품이나 페인트, 자동차의 마감재, 가솔린, 접착제 등에 포함돼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은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흡수되거나 피부로도 흡수될 수 있다.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몸 속에 들어오면 혈액에 쉽게 녹아 들어가며,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고 지방조직에 축적된다. 1998년 미국 환경보호국에서 처음 발암물질로 규정한 뒤 국제암연구센터(IARC) 등에서도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 상당수를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후 연구팀은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을 사용해 식물의 공기 중 오염물질 제거 능력을 분석했다.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이란 시료를 성분별로 분류한 후 분리된 성분의 질량 스펙트럼(물질을 이온화시킨 후 전자기장에 통과시키면 생기는 현상)으로 각 성분을 분석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 결과, 8시간 만에 알칸(97.9%), 벤젠 유도체(85.96%) 순으로 유해성이 높은 물질들이 효과적으로 제거됐다. 알칸은 폐렴을 유발하며, 벤젠 유도체는 발암 물질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식물의 잎이 호흡할 때 유해 물질들을 흡수해 광합성의 대사산물로 이용할 뿐 아니라, 식물이 분비하는 파이토케미컬이라는 화학물질이 음이온을 띠며 양이온인 유해 물질들을 만나면 전자를 얻어 안정화돼서 땅에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이 뿌리를 통해 흡수한 수분을 잎의 기공을 통해 다시 배출하는 과정에서 분비된다. 실내 면적 대비 2~5%의 식물을 배치하면 공기 속 유해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연구팀은 "식물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제거 능력을 테스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직장과 가정에서 유해한 실내 공기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가장 저렴하고 좋은 방법은 실내에 식물을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벤젠 등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제거하며 가정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로는 ▲아레카야자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름 등이 있다. 아레카야자는 건물의 단열재나 접착제 등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 제거에 뛰어나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실내 공기 정화 식물 중 1위로 꼽기도 했다. 스킨답서스는 일반적인 식물보다 5배나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알려져 있다. 스파티필름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 각종 오염물질 제거 평가에서 매번 우수한 점수를 받고 있다. 단, 식물 표면에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옥살산칼슘이 묻어 있어 반려동물 및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유의해야 한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25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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