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마다 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진다면 주목하자. 사소해 보이는 잠버릇이지만, 건강에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면역력 떨어뜨려… 호흡기질환자 특히 주의해야먼저 수면 중 구강호흡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입으로 숨을 쉬면 외부 공기가 코가 아닌 입을 통해 폐 속으로 바로 들어오게 된다. 코에는 호흡할 때 각종 세균과 유해 물질 등을 걸러주는 점막, 코털 등 필터가 있지만, 입에는 없다. 입속 침이 그나마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는 항균작용을 하는데, 구강 호흡을 하면 침까지 마르게 돼 오히려 무장해제돼 버린다. 면역력이 쉽게 떨어져 버리는 것. 실제로 중국 산동대 장허 박사팀이 수면 중 구강호흡을 하는 50명과 구강호흡을 하지 않는 5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구강호흡을 하는 팀은 전신 염증 수치가 높은 등 면역 기능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식, 기관지 확장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을 앓는 환자가 수면 중 구강호흡을 하면 복합성 호흡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입이 마르면서 입 냄새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혈압 올라가고, 수면무호흡증 생겨수면 중 구강호흡은 깊은 잠도 방해한다. 입으로 호흡하면 오히려 공기가 잘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입을 벌리고 자면 혀가 뒤로 쳐져 기도가 막힌다. 결국 호흡이 힘들어져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면 중 호흡이 잠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은 뇌가 독소를 제거하는 것을 막아 피로를 축적하고, 기억력을 저하하는 등 뇌 기능을 떨어뜨린다.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등 각종 합병증도 유발한다.
생각보다 구강호흡은 빠른 시일 내에 수면무호흡증과 여러 합병증을 초래한다. 과학자이자 작가 제임스 네스터(James Nestor)는 CNN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저서 '호흡의 기술'(Breath: The New Science of a Lost Art)을 작성하던 중 스탠퍼드대 과학자들과 열흘 동안 코를 막고 잠을 자는 실험을 실제로 해봤다고 밝혔다. 수면 중 구강호흡을 했을 뿐인데, 네스터는 10일 만에 혈압이 13이나 올라 1기 고혈압(경도 고혈압)으로 진단받았다. 수축기 혈압 140~159mmHg이거나, 확장기 혈압 90~99mmHg일 때, 1기 고혈압으로 판단된다. 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했고, 혈중 산소 수치도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네스터는 "수면 중 구강호흡이 이렇게나 빨리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며 "특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극적으로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고 했다.
◇기상 후 입 말라 있다면 구강호흡 의심해야수면 중 구강호흡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코를 골거나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나 ▲자고 나면 목이 마르거나 ▲깊은 잠을 못 자거나 ▲입술이 자주 말라 있거나 ▲자는 도중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역류성식도염이 있거나 ▲피부가 거칠고 아토피·천식이 있거나 ▲이를 갈거나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증상 중 두 가지에 해당한다면 구강호흡을 의심해 봐야 한다.
'부테이코 호흡법'으로 건강한 호흡을 하고 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부테이코 호흡법은 우크라이나 출신 부테이코 교수가 구소련의 한 의과대학에서 천식 환자가 코로 숨을 쉬게 하기 위해 만든 호흡법이다. 의자에 편하게 앉아 호흡을 안정하게 고른다. 숨을 내쉰 후, 들이쉴 때 숨을 반 정도만 들이마시고 코를 잡아 숨을 참는다. 시간을 잰다. 숨을 참을 수 없을 때 코로 숨을 내뱉는다.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시간을 잰다. 측정한 두 시간을 더했을 때 40~60초 사이라면 정상이고, 20~40초면 경미한 호흡 장애, 10~20초면 호흡 훈련이 필요한 상태다.
◇옆으로 누워 자면 증상 개선할 수 있어수면 중 구강호흡을 예방하려면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가장 흔한 이유는 코가 막히는 것이므로 알레르기, 비염, 비중격만곡증 등 코막힘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 해결해야 한다. 자기 전 식염수로 코를 헹구는 코 세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구강호흡이 개선될 수 있다. 목 주변 살이 기도를 막는 게 구강호흡의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똑바로 누워 자면 혀가 기도를 막아 코로 숨을 쉬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구강호흡이 심하다면 몸을 옆으로 돌려 누워 잔다.
최근 구강호흡을 원천 봉쇄해 버리는 입막음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러나 10세 이하 어린이는 코가 막혀 숨을 쉴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 스스로 테이프를 떼버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붙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또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테이프로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사전에 의사와 상담을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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