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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그의 고운 음성과 겸손의 언어, 그리고 감동의 말…2024 '상암콘서트' 를 물들인 표현들

정부혜 2024. 5. 31. 18:24

[톱스타뉴스=김경혜 기자] 지난 25일과 26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임영웅의 2024 'IM HERO-THE STADIUM'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는 찬사를 일컬어 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양일간 약 10만 명을 동원한 이번 상암 콘서트를 보면서 임영웅이 추구하는 가수의 질적인 삶에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기자는 임영웅에게 있어 콘서트는 상업적 이윤을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닌 풍부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관객의 오감을 깨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임을 깊이 깨닫게 됐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그렇지 않고서야 크나큰 금전적 이익을 포기하고 그라운드에 관객의 좌석을 없앴겠는가? 또한 그라운드 밖으로 잔디를 침범하지 않은 4면을 두른 돌출무대를 설치, 시야 제한 속에까지 스크린을 두었겠는가?

그것뿐이겠는가? 국내 최초로 실시간 무대 조립에 도전해 잔디는 보호하고 상상초월의 돈을 들여 프로젝터 맵핑천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색다른 미디어아트로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 냈겠는가?

그런 그를 보면서 이제는 가수 임영웅이라는 타이틀보다 종합 예술가 임영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나에게 나무를 베는데 1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날을 가는데 45분을 쓰겠다' 라는 링컨의 명언처럼 언제나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이 완벽해질 때까지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신중을 다하는 그는 공연 준비뿐 아니라 말 한마디도 아름다움의 결정체를 보여주는 언어의 예술가다.

그래서 매 공연마다 그의 무대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것이 그의 어록이다.

언제나 상대를 깊이 배려하고 진심을 다하는 그는 이번 2024 'IMHERO-THE STADIUM'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에서도 그만의 따뜻하고 재치 있는 말들로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임영웅입니다. 여기 계신 분뿐만이 아니라 공연장 밖에도 굉장히 많은 영웅시대 분들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자, 우리 밖에 계신 영웅시대 분들도 반갑습니다"

티켓은 없지만 그의 목소리라도 듣겠다고 공연장 주변에서 서성이는 팬들을 위한 인사까지 놓치지 않은 임영웅의 마음 씀씀이는 콘서트 시작부터 훈훈함을 안겨줬다.

그리고 기자가 관람한 일요일은 비가 왔다.

많은 이들이 비를 맞을 그를 염려함을 알고 "저는 비 오는 날을 정말 좋아합니다. 축구할 때도 수중전이 재밌거든요. 비가 오는 날은 제가 축구가 좀 잘 돼요. 그래서 오늘 노래가 더 잘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춤은 더 잘 춰질지 잘 모르겠어요" 라며 유쾌하게 팬들을 안심을 시켰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겸손이 몸에 습관이 된 가수 임영웅은 늘 돌려준다고 한다.

사실은 그에게 받은 위로와 감동으로 우리의 온 가슴이 온기로 데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매 콘서트마다 "여러분들 오래 기다리셨죠? 오래 기다리신 만큼 제가 몇십 배 몇백 배 보답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겸손을 표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말만 시야 제한이지 양쪽 스크린 설치로 관람에 불편함이 전혀 없었던 시야제한석에 앉은 관객들에게는 "제가 섭섭하지 않게 서비스해 드릴께요" 라는 애교도 잊지 않았다.

임영웅은 "1년 넘게 준비한 공연인데 두 번만 하고 끝내는 게 저도 아쉬운데요. 정말 제 모든 걸 갈아 넣었다 싶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준비하긴 했는데 이제 이다음엔 제가 뭘 해야 될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이제 여러분들의 의견을 여쭤보고자 합니다" 라며 앞으로의 공연도 팬들의 의견과 함께 이루어가고 싶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임영웅은 감정을 공유하는 법도 참 예쁘다.

"어제는 처음 이 밑에서 올라왔을 때 너무 울컥하더라고요 울컥해서 울음을 참느라고 혼났는데 오늘은 그래도 씩씩하게 올라왔습니다. 울컥한 티 안났죠?" 이라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결국 이 모든 감격은 오늘 이 자리에 앉아있는 팬들로부터 오는 것임을 표현했다.

공연 등장 때 입은 의상을 가리키며 "여러분 의상은 맘에 드세요? 저도 딱 첨에 보자마자 '멋있다'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멋있는 옷을 여러분들 덕분에 입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저도 좋네요. 예쁘죠? 눈에 많이 담아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라고 전했다.

의상 하나까지도 팬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그는 아마 메이크업을 받을 때나 대기실 소파에 앉아 음료수 한 잔을 마시는 모든 순간에도 '덕분에' 를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는 가수임에 틀림없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3일 밤낮을 찍었다는 '온기' 뮤직비디오의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도 "지난 투어 회식 때 슬쩍 던져본 말이 이렇게 됐네요. 휴가중 숙소에서 쓴 시나리오가 쭉쭉 쭉 써졌는데.. 물론 감독님이 내용을 싹 바꿨지만 어쨌든 참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감독님이 수정해 주셨다고 해도 될 이야기를 싹 바꿨다고 표현하는 임영웅의 사전에 공치사라는 말은 없는듯하다.

30여 분의 풀버전은 각종 OTT에서 볼 수 있게 준비 중이라는 그의 '온기' 단편영화가 너무나 궁금해진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겸손 언어' 의 마술사 임영웅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콘서트의 분위기를 띄우는데도 국가대표급이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아파트' 등의 응원가 메들리를 부르는 동안 운동장을 떠다니던 임영웅 이모티콘 인형에게도 "우리 풍선 영웅이들도 조심히 들어가시고" 라고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아까 저기 사전엠씨 분들께서 멘트를 해주실 때 자, 우리 영웅이 눈 한번 그려볼까요? 코 한번 그려볼까요? 입 한번 그려볼까요? 라고 하니까 이렇게 그리시던데요?" 라며 긴 팔을 휘둘러 입을 그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장난꾸러기 소년 같았다.

그러면서도 "야외공연 다 좋은데 늦게까지 할 수가 없어요. 주변에 아파트도 있고 출근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빨리 끝내드려야 합니다. 우리 이렇게 조용히 할까요? 조용히 영웅시대, 그래도 우리 법으로 정해진 건 지켜야죠" 라는 어른스러운 당부와 리더십도 잊지 않았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그리고 'Do or Die', '히어로', 'HOME' 을 부르고 난 후 전하는 그의 진심 어린 편지는 모두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단지 먼지만 한 점에 불과한 사람인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빛나는 순간은 여러분 앞에서 노래하는 그 순간인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데뷔 후 2849일이 흐른 후 이 스타디움에 서 있는 것은 저의 힘이 아닌 여러분들의 힘이라는 것을 이제야 또렷이 보입니다.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 게 누구인지 보잘것없던 제 곁을 변치 않고 지켜준 게 누구인지 여전히 작은 점에 불과한 저를 수많은 인연의 선들을 이어 큰 우주를 만들어 주신 여러분, 여러분들 덕분에 앞으로도 저는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영웅시대"

자신을 먼지만 한 점에 비유하고 자신이 빛날 수 있음이 오직 팬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임영웅의 진심은 오히려 영웅시대가 평생 가슴에 간직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감사와 격려의 편지였다는 것을 임영웅은 알고는 있을까..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태어나서 처음 꾼 꿈이 축구 선수였다는 임영웅

그가 구단주로 있는 리턴즈 FC 팀 이름을 "가슴팍에 태극마크를 달아보는 게 꿈이었던 사람들이 모여 그냥 우리끼리라도 재밌게 다시 꿈꿔보자는 뜻" 으로 만들었다는 임영웅은 팬들이 자신의 친구들까지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밤이 새도록 그의 차근차근하고 아름다운 언어의 조합들로 내 가슴을 채우고 싶었지만 "이제 진짜 이틀간의 여정을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저는 이곳이 우리들의 종착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영웅시대와의 또 다른 시작일 거라는 약속을 드리면서 저는 이만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 같이 외쳐볼까요? 여러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아시겠죠? 하나 둘 셋! 건행" 이라는 마지막 인사말을 남기고 화려했지만 소박한 가수 임영웅의 상암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흔히들 말에도 온도가 있다고 한다. ​

너무 뜨거워 뱉었던 것들을 다시 주워 담을 자신이 없는 팔팔 끓는 냄비 속의 국 같은 말은 절대 하지 않고 뒤엉키고 서로 얼어붙어서 녹아내릴 때까지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꽁꽁 언 고깃덩어리 같은 말도 절대 하지 않는 임영웅의 말의 온도는 몇 도일지를 생각해 본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히 식힌 부드러운 죽처럼 먹기도 편하고, 먹고 나면 소화도 잘 되는 임영웅의 말의 온도는 따뜻한 죽의 온기 정도 되려나?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톱스타뉴스

공연 내내 틀어놓은 녹음기에 고스란히 담긴 그의 아름답고 고마운 말들은 새벽부터 다시 들어보며 오는 8월 28일 CGV에서 단독 개봉될 2024 IMHERO-THE STADIUM 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김경혜 기자 Reporter@TopSta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