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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

정부혜 2008. 8. 9. 08:28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슬로건처럼 전 세계인의 꿈과 희망을 담은 성화가 베이징의 밤 하늘을 수놓았다.

나이도 국적도 피부색도 이날만큼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각기 다른 대륙에서 모인 1만5000여명의 선수들은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를 반갑게 맞았다.

지구촌 60억 인류의 최대 축제인 제29회 하계 베이징올림픽이 8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현지시간 오후 8시) 베이징의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그 성대한 막을 올렸다.

1964년 도쿄와 1988년 서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올림픽은 역대 최다인 204개국 약1만5000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총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17일간 자웅을 겨룬다.

궈자티위창를 가득 메운 9만1000여명의 관중들은 오후 8시56분부터 시작된 카운트다운 표시가 오후 9시에 '0'을 가리키자 열화와 같은 함성으로 올림픽 개막을 축하했다. 9시 정각이 되자 궈자티위창에는 '인류축제의 불꽃'이 뿜어져 나오며 장관을 이뤘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일본의 후쿠다 총리 등 전체 204개국의 절반에 가까운 100여명의 정상들도 개회식에 참석해 역사적인 현장을 함께했다.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잘 알려진 장이머우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개회식은 베이징올림픽을 상징하는 2008명의 행사요원이 전통악기 '부(缶)'를 연주하며 힘찬 시작을 알렸다.

1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개회식은 올림픽 오륜기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입장한 뒤 오성홍기의 게양과 함께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울려퍼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곧바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총 1만5000명의 공연단원들이 아름다운 공연을 선사해 전 세계인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아름다운 올림픽'(美麗的奧林匹剋)이라는 제목 아래 진행된 축하 문화공연은 고대 중국의 역사와 문명에서부터 지난 1978년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 발전사 등, 중국의 역사를 집중 재조명했다.

중국의 '문방사우'를 나타내는 영상이 상영된 후 실제 경기장에는 대형 두루마리가 등장, 중국의 역사를 표현해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가장 오래된 악기라는 고금의 선율에 맞춰 두루마리 위에는 고대와 현대를 잇는 예술이라는 수묵화가 그려지며 중국의 문화와 멋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들어선 것은 중국의 '인해전술'이라고 해도 마땅할 공자의 3000제자.
공자의 3000제자는 '공자의 제자는 모두가 하나의 형제'라는 노래를 부르며 화합의 축제임을 강조했다.

예술공연에서는 5가지의 묘미가 담긴 찬란한 문명(燦爛文明)과 '성광(星光)', '자연(自然)', '꿈(夢想)'을 소주제로 한 '휘황찬란한 시대(輝煌時代)'로 나뉘어 환상의 무대를 제공했다.

공연 마지막에는 지난 5년간 야심차게 준비한 테마송이 공개됐다.
중국의 류환과 영국의 팝페라 가수인 사라 브라이트먼이 무대에 올라 'You & me'를 불러 화려한 공연의 끝을 장식했다.

개회식 마지막 3부에서는 각국 선수단의 입장이 이어졌다.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위를 노리는 한국은 입장순서가 중국어 국명표기순으로 정해지면서 전제 176번째로 입장했다. 당초 177번째 입장할 것으로 보였던 한국은 입장 순서 36번째 국가인 브루나이가 불참하면서 앞당겨졌다.

격투 선수로서는 흔치 않은 올림픽 3회 연속 진출의 업적을 달성한 유도의 장성호를 기수로 내세운 한국 선수단은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도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들을 반갑게 맞았다.

고대 올림픽의 기원지인 그리스가 첫 번째로 입장했고 당초 한국과 나란히 입장이 예정됐었던 북한은 정치적인 문제를 이유로 180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개최국 중국을 끝으로 1시간50여분간의 선수단 입장이 모두 끝난 후에는 류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 위원장과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이후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개막선언을 하며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여자 탁구 세계 1위인 중국의 장이닝은 선수 대표로 나와 올림픽 정신에 입각해 대회를 치를 것임을 선서했다.

한편, 개회식의 대미를 장식한 성화 점화식 최종주자의 역할은 중국의 '체조영웅' 리닝이 맡았다. 리닝은 '다이빙 여왕' 푸밍샤(伏明霞), '탁구 스타' 차이전화(蔡振華) 전 대표팀 총감독과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최종 주자로 낙점돼 대미를 장식하는 영광을 누렸다.

개회식 직전까지도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져 궁금증을 자아냈던 성화 점화는 중국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인 쉬하이펑에 이어 다이빙 선수 출신인 가오민에서 이어졌다. 이후 리샤오솽과 잔쉬강, 장쥔, 전종, 순진팡을 거쳐 마지막 주자인 리닝에게 전달됐다.

성화를 받아든 리닝은 와이어를 이용해 공중으로 떠올라 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 십미터를 오른 리닝은 궈자티위창을 한 바퀴 돈 뒤 성화에 불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인류 화합의 불꽃이 화려하게 밤하늘을 수놓으며 4시간여에 걸친 개회식은 막을 내렸다.

한시도 눈을 뗄수 없는 화려한 개막 행사로 성대한 시작을 알린 이번 대회는 9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다. 금메달 10개와 함께 종합 10위를 노리는 한국은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25개 종목 총 389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지난 대회에서 종합 9위를 차지한 한국은 이날 사격의 김찬미와 김여울이 대회 첫 금메달 도전에 나서고 2004아테네올림픽 당시 아쉽게 사격 준우승에 그친 진종오가 정상 탈환을 위해 출격한다.

'작은 거인' 최민호는 유도 60kg급에 출전해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린다.
전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마린 보이' 박태환은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 예선전에 나서고 6연패를 노리는 여자 양궁대표팀은 오전 랭킹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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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특별취재팀 문성대기자 sdm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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