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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에 한 번 있을 가뭄 ‘속타는 겨울’

정부혜 2009. 1. 8. 07:41

20년에 한 번 있을 가뭄 ‘속타는 겨울’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9.01.0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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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남부·충청·강원 제한급수… 곳곳 '물싸움'

ㆍ"목욕·빨래 엄두 못내고 겨우 밥만 해먹어"

ㆍ섬 주민 특히 고통… 공업용수도 모자라

겨울가뭄이 심각하다. 20년에 한번 생길 정도의 위기 상황이다.
영·호남 지방과 충청·강원 지방의 가뭄이 특히 심각하다. 댐과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제한급수가 늘어나고, 공업용수 부족난에다 건조주의보 발효 속에 산불까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섬 주민들은 이웃끼리 '물 싸움' 조짐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 곡성군과 신안군 등 16개 시·군 153개 마을 8700가구가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전남 신안군 임자면 진리·교동·대흥·대기 마을 주민 310가구 1150여 주민들은 한달째 나흘에 한번 하루 8시간씩 식수를 받고 있다. 상수원인 대기저수지 저수량(4000t)으로는 주민들이 겨우 20여일을 버틸 수 있다.

목욕과 빨래는 엄두도 못내고, 물 사용량이 많은 수세식 화장실은 재래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진리마을 식당주인 권성현씨(45)는 "식당 30여개 가운데 7곳은 아예 문을 닫았고, 나머지도 겨우 반나절 영업을 한다"면서 "마을 사람들이 겨우 밥만 해먹고 사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농민 장미숙씨(53)는 "작업복을 세탁할 수 없어 일주일마다 목포 친척집으로 가서 한다"면서 "돌아올 때 생수를 4만~5만원어치씩 구입한다"고 말했다.

물 부족난은 이웃간 인정도 메마르게 했다. 대기마을에서 4㎞ 떨어진 하우마을 앞 저수지 물(현재 저수량 7000t)을 지난해 말 50㎜ 수도관을 묻어 대기저수지로 빼오고 있으나, 하우마을 주민들이 '비상급수'라며 반발할 태세다.

마을이장 임홍연씨(65)는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가뭄이 계속되면 물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서로 형제처럼 사는 마을이 물 때문에 감정이 상할 수도 있게 됐다"고 걱정했다.

전북 남원지역도 상수도가 보급된 170개 마을 중 22개 지역 주민들이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남원시는 가뭄이 계속되면 계곡수를 이용하는 58개 마을이 상수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원도 정선·영월·평창·홍천·인제 등 7개 시·군 13개 마을은 관할 소방서에 비상급수를 신청했다. 강원 남부 폐광지역은 강수량이 예년의 30%를 밑돌면서 광역상수도의 제한급수가 불가피해 1만여명의 주민이 큰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한국수자원공사 태백권관리단은 오는 12일부터 태백시와 삼척시 도계읍, 정선군 고한·사북, 영월군 상동읍 등 폐광지역 광역상수도 공급량을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광역상수도 공급 이후 제한급수는 20년 만에 처음이다.

충북 제천시 덕산면·봉양읍·금성면 주민 83가구와 단양군 영춘면 주민들도 간이상수도가 마르면서 제한급수와 소방차 급수에 의존하고 있고, 경북 영덕군 창수면과 병곡면 등 11가구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한 달 이상 제한급수와 운반급수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시는 가창·공산·운문댐의 상수도 취수를 줄이면서 강정·매곡 등 낙동강 취수량을 늘리는 등 수원을 조절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계획팀 박기영 과장은 "댐수 유입량을 기준으로 볼 때 낙동강 수계의 경우 80년에 한번, 전국적으로도 20년에 한번 생길 정도로 심각하다"라면서 "단계별 대책을 마련해 생활용수 공급에 최우선 정책을 펴는 중"이라고 말했다.

< 백승목·김영이·배명재·최승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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