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취임> 새벽부터 워싱턴 `入城전쟁'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1.20 22:00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역사를 만나러 갑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워싱턴 D.C.는 이른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에 사는 주민들이나 워싱턴 D.C. 외곽에서 전날밤을 보낸 관람객들은 이날 꼭두새벽부터 `워싱턴 입성(入城)전쟁'을 치러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기 7시간 전인 새벽 5시.
워싱턴 D.C.와 북부 버지니아 지역을 잇는 지하철 오렌지라인 종착역인 비엔나역.
평소 같으면 음산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시간이지만 이날은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보기 위해 인근 지역은 물론 멀리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비엔나역 환승주차장은 주차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지하철 운행이 시작된 4시 이전부터 긴 행렬을 이뤘다.
또 지하철역이 지하철표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혼잡을 이루자 경찰은 아예 승차권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은 별도로 줄을 세운 뒤 승차권 구매상황을 봐가며 삼삼오오씩 제한적으로만 입장시켰다. 다만 정기승차권을 소지했거나 미리 승차권을 구입한 시민들은 곧바로 승강장으로 향하도록 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승강장은 설 대목을 만난 서울의 남대문시장을 방불케했다.
털모자에 두터운 외투, 장갑, 목도리, 귀덮개 등으로 `완전무장'한 시민들의 모습은 마치 스키장을 연상케했다.
승객들은 비엔나역에서 이미 좌석을 꽉 메웠고, 상당수 승객들이 미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채 선 채로 워싱턴D.C.로 향했다.
비엔나역을 떠난 지하철은 다음 역에서 금새 콩나물 시루처럼 만원을 이뤘다.
당국이 버지니아와 워싱턴 D.C.를 연결하는 주요 다리의 차량통행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새벽부터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려들었기 때문.
두번째 역을 지난 지하철을 잘 달리는가 싶더니 곧 멈춰서고 말았다. 10분간 정차 후 간신히 다시 달리기 시작한 열차는 그다음 역에선 아예 완전히 멈춰버렸다.
워싱턴 D.C. 지하철공사가 취임식에 대비, 특별수송작전에 나서 무리하게 열차를 투입한 탓인지 기계고장을 일으킨 것.
승객들은 다음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감내해야 했지만 역사적인 취임식을 보러 간다는 설렘 때문인 지 불평불만을 제기하는 승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열차는 계속해서 가다서다를 반복했고 발디딜 틈없이 꽉 찬 지하철은 `지옥철'로 악명높은 서울 지하철을 떠올렸다.
이런 불편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열차 안에 꼼짝없이 갇힌 승객들은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등 `추억만들기'에 골몰하며 무료함을 달래기도 했다.
마침내 백악관 인근 역에 도착하자 일부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리기 시작하면서 열차 안에는 약간의 여유공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차의 연착은 이어졌다.
취임식장인 미 의회 주변에서 승객들이 일거에 내리면서 출발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850량의 객차를 투입, 한 시간에 12만명의 승객을 실어나르겠다던 워싱턴 지하철 공사의 `호언'은 빈말이 돼 버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려들었고 `지하철 마비사태'는 더욱 심해지고 시민들의 불편은 그만큼 더 컸다.
새벽 6시30분.
지하철이 마침내 맥퍼슨스퀘어역에 도착했다. 평상시 기자는 다음역인 메트로센터역에서 내렸지만 열차가 맥퍼슨스퀘어역에서 정차한 뒤 다시 출발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했다.
평소 같으면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이날은 새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30분이나 걸렸던 것.
지하철역을 빠져나오자 `또다른 이동 전쟁'을 벌여야 했다.
차량이 통제된 백악관 인근 도로에 이미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도로를 꽉 메우고 있었다.
또 취임식 이후 퍼레이드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애버뉴 주변에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장사진을 이뤘다.
뿐만아니라 일반인들이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는 내셔널몰 주변에는 동이 트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특히 단체로 취임식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은 `낙오병'을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 빨간색 모자, 노란색 조끼 등으로 단체복을 차려입어 눈길을 끌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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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워싱턴 D.C.는 이른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에 사는 주민들이나 워싱턴 D.C. 외곽에서 전날밤을 보낸 관람객들은 이날 꼭두새벽부터 `워싱턴 입성(入城)전쟁'을 치러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기 7시간 전인 새벽 5시.
워싱턴 D.C.와 북부 버지니아 지역을 잇는 지하철 오렌지라인 종착역인 비엔나역.
평소 같으면 음산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시간이지만 이날은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보기 위해 인근 지역은 물론 멀리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비엔나역 환승주차장은 주차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지하철 운행이 시작된 4시 이전부터 긴 행렬을 이뤘다.
또 지하철역이 지하철표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혼잡을 이루자 경찰은 아예 승차권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은 별도로 줄을 세운 뒤 승차권 구매상황을 봐가며 삼삼오오씩 제한적으로만 입장시켰다. 다만 정기승차권을 소지했거나 미리 승차권을 구입한 시민들은 곧바로 승강장으로 향하도록 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승강장은 설 대목을 만난 서울의 남대문시장을 방불케했다.
털모자에 두터운 외투, 장갑, 목도리, 귀덮개 등으로 `완전무장'한 시민들의 모습은 마치 스키장을 연상케했다.
승객들은 비엔나역에서 이미 좌석을 꽉 메웠고, 상당수 승객들이 미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채 선 채로 워싱턴D.C.로 향했다.
비엔나역을 떠난 지하철은 다음 역에서 금새 콩나물 시루처럼 만원을 이뤘다.
당국이 버지니아와 워싱턴 D.C.를 연결하는 주요 다리의 차량통행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새벽부터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려들었기 때문.
두번째 역을 지난 지하철을 잘 달리는가 싶더니 곧 멈춰서고 말았다. 10분간 정차 후 간신히 다시 달리기 시작한 열차는 그다음 역에선 아예 완전히 멈춰버렸다.
워싱턴 D.C. 지하철공사가 취임식에 대비, 특별수송작전에 나서 무리하게 열차를 투입한 탓인지 기계고장을 일으킨 것.
승객들은 다음 열차로 갈아타는 불편을 감내해야 했지만 역사적인 취임식을 보러 간다는 설렘 때문인 지 불평불만을 제기하는 승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열차는 계속해서 가다서다를 반복했고 발디딜 틈없이 꽉 찬 지하철은 `지옥철'로 악명높은 서울 지하철을 떠올렸다.
이런 불편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열차 안에 꼼짝없이 갇힌 승객들은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등 `추억만들기'에 골몰하며 무료함을 달래기도 했다.
마침내 백악관 인근 역에 도착하자 일부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리기 시작하면서 열차 안에는 약간의 여유공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차의 연착은 이어졌다.
취임식장인 미 의회 주변에서 승객들이 일거에 내리면서 출발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850량의 객차를 투입, 한 시간에 12만명의 승객을 실어나르겠다던 워싱턴 지하철 공사의 `호언'은 빈말이 돼 버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려들었고 `지하철 마비사태'는 더욱 심해지고 시민들의 불편은 그만큼 더 컸다.
새벽 6시30분.
지하철이 마침내 맥퍼슨스퀘어역에 도착했다. 평상시 기자는 다음역인 메트로센터역에서 내렸지만 열차가 맥퍼슨스퀘어역에서 정차한 뒤 다시 출발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했다.
평소 같으면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이날은 새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30분이나 걸렸던 것.
지하철역을 빠져나오자 `또다른 이동 전쟁'을 벌여야 했다.
차량이 통제된 백악관 인근 도로에 이미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도로를 꽉 메우고 있었다.
또 취임식 이후 퍼레이드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애버뉴 주변에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장사진을 이뤘다.
뿐만아니라 일반인들이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는 내셔널몰 주변에는 동이 트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특히 단체로 취임식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은 `낙오병'을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 빨간색 모자, 노란색 조끼 등으로 단체복을 차려입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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