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끄러운 과거' 더 교묘하게 포장
세계일보 | 입력 2009.04.09 18:48 | 수정 2009.04.09 21:55
역사왜곡 교과서 발행 의도는…
일본에서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가 또 하나 나오게 됐다. 우익 성향의 잡지를 발행하는 지유샤(自由社)가 내년 신학기부터 발행하게 된다.
종래 후쇼샤(扶桑社)판 역사 교과서보다는 좀 더 세련된 논리와 편집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는 게 이들의 목적이다. 다시 말해 역사 왜곡의 논리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지유샤를 지원한 단체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내 강경극우 그룹이다. 내년 초 이들은 중고교 현장에서 채택률 10% 달성을 목표로 전방위 로비에 들어갔다. 후쇼샤판 역사 교과서는 2005년 말까지 채택률 0.39%에 그쳤다.
새역모는 1997년 1월 '일본군 위안부, 남경대학살 등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결성된 단체다. 2001년 새역모는 후지·산케이 그룹 계열의 후쇼샤를 통해 '새역사교과서'를 발행했으나 학교 현장에서의 채택률은 0.039%에 그쳤다. 2005년 3월 다시 검정을 통과한 후쇼샤 교과서는 10%대 채택률을 목표로 뛰었으나 기대와는 동떨어졌다. 논리가 엉성하고 편집도 시원찮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이 시점에서 새역모의 내부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2006년 2월 새역모의 야기 히데쓰구(八木秀次·다카사키 경제대 교수) 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표면적 이유는 야기 회장 등이 중국 여행 도중 쓸데없는 교과서 논쟁을 벌여 물의를 일으켰다는 것인데, 근본적인 이유는 채택률 참패 책임론에 있었다.
극우파 학자 후지오카 노부카쓰 등 새역모 내 강경파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중심의 일본 국가 개조 그룹이다. 과거 일본의 화려했던 영광을 복원하자는 보수파 가운데 가장 강경한 극우 그룹이다. 아소 다로 총리도 이런 성향이지만 직접적 참여는 하지 않고 있다.
도쿄의 한 소식통은 지유샤의 검정교과서 통과와 관련, "우익적 교과서로 정치적인 이득과 함께 돈도 벌어보자는 후지·산케이 그룹의 말 바꿔타기에 불과하다"며 "역사 왜곡 작업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극우 그룹은 자민당 내 '새역사 교과서를 지원하는 모임'을 비롯해 정·관·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보다 설득력 있는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내 역사의 과오를 인정하는 진보그룹의 논리를 뛰어넘는 게 이들의 목표다. 특히 이들은 내년 '한일병합 100주년'을 기해, 한국에 근대화의 계기를 제공한 게 조선 식민정책이었다는 논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승욱 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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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래 후쇼샤(扶桑社)판 역사 교과서보다는 좀 더 세련된 논리와 편집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는 게 이들의 목적이다. 다시 말해 역사 왜곡의 논리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새역모는 1997년 1월 '일본군 위안부, 남경대학살 등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결성된 단체다. 2001년 새역모는 후지·산케이 그룹 계열의 후쇼샤를 통해 '새역사교과서'를 발행했으나 학교 현장에서의 채택률은 0.039%에 그쳤다. 2005년 3월 다시 검정을 통과한 후쇼샤 교과서는 10%대 채택률을 목표로 뛰었으나 기대와는 동떨어졌다. 논리가 엉성하고 편집도 시원찮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이 시점에서 새역모의 내부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2006년 2월 새역모의 야기 히데쓰구(八木秀次·다카사키 경제대 교수) 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표면적 이유는 야기 회장 등이 중국 여행 도중 쓸데없는 교과서 논쟁을 벌여 물의를 일으켰다는 것인데, 근본적인 이유는 채택률 참패 책임론에 있었다.
극우파 학자 후지오카 노부카쓰 등 새역모 내 강경파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중심의 일본 국가 개조 그룹이다. 과거 일본의 화려했던 영광을 복원하자는 보수파 가운데 가장 강경한 극우 그룹이다. 아소 다로 총리도 이런 성향이지만 직접적 참여는 하지 않고 있다.
도쿄의 한 소식통은 지유샤의 검정교과서 통과와 관련, "우익적 교과서로 정치적인 이득과 함께 돈도 벌어보자는 후지·산케이 그룹의 말 바꿔타기에 불과하다"며 "역사 왜곡 작업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극우 그룹은 자민당 내 '새역사 교과서를 지원하는 모임'을 비롯해 정·관·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보다 설득력 있는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내 역사의 과오를 인정하는 진보그룹의 논리를 뛰어넘는 게 이들의 목표다. 특히 이들은 내년 '한일병합 100주년'을 기해, 한국에 근대화의 계기를 제공한 게 조선 식민정책이었다는 논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승욱 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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