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고현정 Vs 천추태후 채시라, 다른 듯 닮은 여걸
'선덕여왕'이 안방극장의 화제작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팜므파탈 미실로 등장하는 고현정이 매혹적인 연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미실은 탁월한 미모를 무기로 신라 조정의 핵심 인물들을 장악한 뒤 왕실까지 쥐고 흔드는 치명적인 악녀입니다. 성적 매력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음탕한 여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성 로비로 정가에 섹스 스캔들을 일으키는 희대의 요부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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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선덕여왕'의 미실을 보면서 '천추태후'의 천추태후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미실과 천추태후는 전혀 다른 느낌의 캐릭터임에도 닮은 점 역시 많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어떤 의미에선 천추태후를 미실 같은 캐릭터로 묘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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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드라마상에서 미실과 천추태후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캐릭터입니다. 희대의 요부이자 치명적인 팜므파탈인 미실과 달리 천추태후는 정의롭고 자애로우며 진취적입니다.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그야말로 여걸입니다. 잃어버린 고구려의 옛영토를 되찾으려는 진취적인 개척자 정신을 지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부분을 놓고 보면 미실과 천추태후는 확실히 꼭닮은 캐릭터입니다. 우선 무한한 권력욕을 지닌 여인들입니다.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점도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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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은 이미 설명했고. 천추태후도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친오빠인 성종 시해 시도를 하기도 하고, 거란의 소태후 수하가 되길 자처합니다. 여진족으로 알고 있는 김치양 세력을 적극 활용합니다.(드라마 상에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역사는 이와 많이 다릅니다) 게다가 선대 경종의 왕비였음에도 김치양과 정을 통하기도 합니다. 아들까지 낳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쯤 되면 천추태후도 미실 못지않은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미실과 천추태후는 근본적으로는 닮은 캐릭터지만 작품에서 묘사되는 방식은 천양지차로 다릅니다. 미실 고현정은 은은한 색기가 넘쳐흐르는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항상 차분하고 나긋나긋해서 주위 남성들이 헤어나기 힘든 매력을 발산합니다.
고현정이 악녀 미실로 등장한 것은 다시 봐도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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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천추태후의 채시라는 강직한 연기를 펼치고 있죠. 음성에는 항상 위엄과 기품이 넘칩니다. 이글이글 강렬한 안광은 레이저빔이라도 발사할 것 같습니다. 여성스러운 면은 철저히 감추려고 하는 분위기입니다. 스스로 여성성을 포기하려는 듯한 인상까지 남깁니다.
'선덕여왕'을 보면서 '천추태후'를 떠올렸던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일맥상통하는 두 여인이 너무 다르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면엔 '천추태후'의 성적이 기대에 많이 못미치고 있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천추태후'는 즐겨보는 작품인데 초반 기대만큼 재미를 찾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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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를 너무 경직된 천추태후(아직까진 숭덕궁주죠)의 캐릭터에 두고 있었는데 '선덕여왕'의 미실을 보면서 '바로 저거다'라고 무릎을 치게 됐습니다. 천추태후가 미실의 은은한 매력을 조금은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거죠. 부러질 듯 강한 모습만 보일게 아니라 휘어지기도 하면서 여성미를 과시하면 한결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이어질 수 있을텐데 말이죠.
채시라의 미모야 고현정과 견줘도 전혀 뒤쳐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채시라가 더 아름답다고 여겨집니다. 그런 채시라의 여성미를 부각시키면 '천추태후'의 재미도 업그레이드될텐데요. 그런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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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미실과 '천추태후'의 천추태후의 극명한 차이는 악과 선에 있을 겁니다. 미실은 절대악입니다. 그에 반해 천추태후는 선입니다. 그런데 간과해선 안되는 것은 선과 악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공존하죠.
절대악은 극적인 요소로 강조돼 흥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실 캐릭터가 돋보이는 이유입니다. 반면 절대선은 재미없습니다. 천추태후 역시 절대선을 추구할 수 없기에 악의 요소들이 개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중 천추태후는 악의 요소마저도 선으로 포장하려 하는 듯합니다.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면 한층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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