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숭례문 화재사건이 발생한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숭례문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던 중, 문화재청이 현장을 재공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곳을 찾았다.
8월 15일 광복절 오전 11시, 숭례문복구현장, 해설안내인은 김정호의 수선전도(首善全圖) 앞에서 지도의 숭례문을 가리키며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에도 8월 15일부터 석 달 동안 일반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36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지만 가설덧집 설치에 따른 안전문제 등으로 현장 공개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제 다시 복구현장을 공개한 것이다. 가설덧집 공사가 끝난 지금은 예전과 달리 가설덧집 내부 4층과 5층에서 편하게 숭례문 복구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현장을 지키는 문화재청 이철규 공보계장에게 먼저 ‘복구’와 ‘복원’의 차이를 물었다. 문화재복원이라는 말이 더 흔한데 복구의 숨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이 계장은 “복구는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이지만 복원은 없는 것을 새로 원래대로 만드는 작업”이라며 “숭례문의 경우 부재를 다시 활용하는 것이므로 복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숭례문복원보다는 복구가 현재 작업과정의 정신과 부합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숭례문을 거의 완벽하게 덮은 가설덧집이다. 눈과 비가 오더라도 상관없이 복구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거미줄 같은 철제 기둥과 비계가 숭례문 곳곳을 떠받치고 있다.
안내인을 따라 4층으로 갔다. 손에 잡힐 듯 숭례문의 타버린 꼭대기 부분이 보인다. 2층 누각의 어떤 창문은 열려있다. 2층 문루가 타면서 그 흔적은 1층 기와지붕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떨어지는 파편들이 얼마나 뜨거운지 기와는 깨지고 녹아있었다.
1층은 그나마 온전해보였지만, 1층 처녀마루를 장식하는 잡상은 떨어져나가 모습을 찾을 수 없고, 용두만이 숭례문 화재를 기억하듯 포효하고 있었다.
그 날을 증언하듯 남아있는 검은 숯기둥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먹먹했다. 그 옆 본래 색깔을 간직하고 있는 단청은 차라리 무서웠다. 현판은 기적처럼 살아나 그 글씨는 더욱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의 모든 부재에 번호표가 붙어있었다. 해체와 보수에 대비한 것이라고 한다. 1층으로 내려와 아치형의 홍예문과 천장의 용은 과거 그대로인 것을 확인하곤 발길이 조금 가벼워졌다.
숭례문을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표정은 숙연했지만 한편으론 상기된 모습이었다. 관람객 중 최연장자인 이조씨(68)는 “어찌 이렇게 까지 참혹하게 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숭례문복구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와 함께 이곳을 찾은 박경재군(효제초5년)은 능숙하게 휴대전화로 사진을 담으면서 숭례문의 아픈 기억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오늘 복구현장을 찾은 다른 사람들도 거의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이날, 관람객은 전국에서 골고루 왔다고 한다. 청주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환영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국민이 숭례문의 복구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날 공개를 시작으로 문화재청은 2012년 숭례문 복구 작업을 끝낼 때까지 주말에 한해 현장을 공개한다. 닷새 동안 복구작업을 하고 이틀 동안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다. 신청은 ‘숭례문 복구현장 공개관람 신청 홈페이지(www.sungnyemun.or.kr)에서 하면 된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문루를 해체·복구하고 건축물의 하단부를 이루는 석축인 육축을 보수하고 단청을 새로 칠한다. 특히 일제에 의해 사라진 좌우측 성곽과 원지반을 복원해 숭례문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전체 520억원을 투입하는 대공사다.
숭례문 복구공사는 숭례문이 가진 역사적 상징성 때문에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복구현장은 그래서 뜻이 깊다. 현장을 나서며 뒤로 보이는 “아름답고 늠름한 모습 그대로”라는 슬로건이 오늘따라 정말 잘 어울려 보였다.
8월 15일 광복절 오전 11시, 숭례문복구현장, 해설안내인은 김정호의 수선전도(首善全圖) 앞에서 지도의 숭례문을 가리키며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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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현장에 들어가기 전 사전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
문화재청은 지난해에도 8월 15일부터 석 달 동안 일반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36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지만 가설덧집 설치에 따른 안전문제 등으로 현장 공개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제 다시 복구현장을 공개한 것이다. 가설덧집 공사가 끝난 지금은 예전과 달리 가설덧집 내부 4층과 5층에서 편하게 숭례문 복구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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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덧집 4층에서 복구과정을 볼 수 있다. |
현장을 지키는 문화재청 이철규 공보계장에게 먼저 ‘복구’와 ‘복원’의 차이를 물었다. 문화재복원이라는 말이 더 흔한데 복구의 숨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이 계장은 “복구는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이지만 복원은 없는 것을 새로 원래대로 만드는 작업”이라며 “숭례문의 경우 부재를 다시 활용하는 것이므로 복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숭례문복원보다는 복구가 현재 작업과정의 정신과 부합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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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누각은 상대적으로 온전한 모습이었다. |
현장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숭례문을 거의 완벽하게 덮은 가설덧집이다. 눈과 비가 오더라도 상관없이 복구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거미줄 같은 철제 기둥과 비계가 숭례문 곳곳을 떠받치고 있다.
안내인을 따라 4층으로 갔다. 손에 잡힐 듯 숭례문의 타버린 꼭대기 부분이 보인다. 2층 누각의 어떤 창문은 열려있다. 2층 문루가 타면서 그 흔적은 1층 기와지붕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떨어지는 파편들이 얼마나 뜨거운지 기와는 깨지고 녹아있었다.
1층은 그나마 온전해보였지만, 1층 처녀마루를 장식하는 잡상은 떨어져나가 모습을 찾을 수 없고, 용두만이 숭례문 화재를 기억하듯 포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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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지붕의 기와 잔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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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마루에 홀로 남은 의 용두. |
그 날을 증언하듯 남아있는 검은 숯기둥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먹먹했다. 그 옆 본래 색깔을 간직하고 있는 단청은 차라리 무서웠다. 현판은 기적처럼 살아나 그 글씨는 더욱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의 모든 부재에 번호표가 붙어있었다. 해체와 보수에 대비한 것이라고 한다. 1층으로 내려와 아치형의 홍예문과 천장의 용은 과거 그대로인 것을 확인하곤 발길이 조금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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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 복원전(좌)와 복원후(우)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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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문 천장의 용그림은 그대로다. |
숭례문을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표정은 숙연했지만 한편으론 상기된 모습이었다. 관람객 중 최연장자인 이조씨(68)는 “어찌 이렇게 까지 참혹하게 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숭례문복구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와 함께 이곳을 찾은 박경재군(효제초5년)은 능숙하게 휴대전화로 사진을 담으면서 숭례문의 아픈 기억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오늘 복구현장을 찾은 다른 사람들도 거의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이날, 관람객은 전국에서 골고루 왔다고 한다. 청주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환영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국민이 숭례문의 복구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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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기둥 아래로 단청의 색깔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
이날 공개를 시작으로 문화재청은 2012년 숭례문 복구 작업을 끝낼 때까지 주말에 한해 현장을 공개한다. 닷새 동안 복구작업을 하고 이틀 동안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다. 신청은 ‘숭례문 복구현장 공개관람 신청 홈페이지(www.sungnyemun.or.kr)에서 하면 된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문루를 해체·복구하고 건축물의 하단부를 이루는 석축인 육축을 보수하고 단청을 새로 칠한다. 특히 일제에 의해 사라진 좌우측 성곽과 원지반을 복원해 숭례문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전체 520억원을 투입하는 대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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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구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
숭례문 복구공사는 숭례문이 가진 역사적 상징성 때문에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복구현장은 그래서 뜻이 깊다. 현장을 나서며 뒤로 보이는 “아름답고 늠름한 모습 그대로”라는 슬로건이 오늘따라 정말 잘 어울려 보였다.
<<관람신청안내>>
▶ 인터넷 예약신청 : http://www.sungnyemun.or.kr
▶ 공개일 : 매주 토, 일요일
▶ 공개시간 : 토요일 11시~15시(총6회). 일요일 13시~16시(총6회)
▶ 1회 관람인원 및 안내시간 : 30명, 45분
정책기자단 이혁진 rhjeen0112@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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