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비가 내린다 / 淸草배창호
바람이 일고 있다
살갗에 닿는 의미는 나날이 다른 세상처럼망울망울 솟아오른 임의 인기척에
두근거림이 온통 헤집고 있습니다
새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그저 묵상처럼 세기고 싶었는데
내 안에 움트고 있는
작은 소망 하나 자리 잡았을 뿐이건만
놓지 못하는 애달픔이 눌러앉은 욕심 같아서
바람결에 날리는 저 꽃잎을 보라
참고 살아온 긴긴 날인데도 때 되면 보란 듯이
아낌없이 세속의 초월을 보여주는
경이로운 저 비움의 사랑을
걸림도 없고 망설임도 없다
자박자박 꽃 비가 내린다
있는 듯 없는 듯 네 닮은
무애無涯의 마음이 하느적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