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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식사 모시겠다"..송영길 "정치권에서는 현역이 밥 산다"

정부혜 2021. 6. 17. 21:45

첫 대표 회동..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 공감대 확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하고 있다. 2021.6.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이준성 기자,김유승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만나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가동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송 대표는 회동 모두발언에서 "여야정 협의체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이 대표의) 말에 기분이 좋았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아주 환영하실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G7을 마치고 돌아오면 청와대로 초청한 텐데 같이 여야정 협의체의 내용을 내실 있게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야당이나 보니 여당을 지적할 수밖에 없지만, 국가의 위기 앞에서 저희가 '억까'(억지로 까기)하면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뒤따를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최대한 여야 간 협치 모델을 잘 구축하는 데 서로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송 대표와 경쟁해서 좋은 대안이 나오면 국민이 바라보기에 좋은 여야정 협의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송 대표와 이 대표의 첫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송 대표는 이 대표에게 자신이 쓴 책인 '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와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쓴 '쓰레기책'을 선물하면서 이 대표의 저서를 읽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 대표는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인데 당대표 당선은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30대 젊은 대표라는 점을 넘어 (이 대표 당선에) 내용과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 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5·18 관련한 말씀을 하고 대구에 가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한 것을 보면서 모든 국민이 많은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21대 총선의) 부정 선거설에 흔들리지 않고 합리적 보수의 새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 대표가 당대표 경선 기간 중 TV 토론회에서 나경원 당시 후보에게 '억까'하지 말자고 한 것을 언급하면서 "그 말에 백퍼센트 동의한다. 정치하면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말투 몇 가지를 갖고 억지로 까는, 소모적인 정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나이가 벼슬처럼 되면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자세가 부족한 적이 많았다"며 "이 대표의 당선은 청년들에게 자주적인 기상을 만들어주고, 그것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 대표가 택시기사로 활동한 것에 대해서 "저도 택시기사 출신이라 공감대를 가졌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각자 당내에서 소신 있는 의견을 냈다고 평가받는 저희 두 명이 대표로 선출돼 양당의 교류가 다른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저희가 경쟁적으로 내놓는 기준들이 앞으로 정당 정치의 표준이 되길 바라면서 좋은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억까'를 말씀하셨는데, 야당이다 보니 여당을 지적할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여야 간 협치 모델을 잘 구축하는데 서로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어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젊은 세대에 대해 가진 문제의식이나, 젊은 세대의 욕구를 정치에 반영하려는 고민을 경청했다"며 "무엇보다 그런 것에 대한 고민도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이 최근 2030세대의 주목을 다소 받고 있기는 하지만 송 대표께서도 민주당의 젊은 인재를 폭넓게 발굴한 것을 알고 있다"며 "그 부분에서 경쟁해서 좋은 대안이 나오면 국민이 바라보기에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송 대표가 저보다 연배도 위고 배울 점도 많은 정치 선배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식사를 한번 모시고 싶다. 어떻게 보면 값싸게 송 대표의 정치적 경험이나 경륜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려는데 응해주시겠는가"라고 물었고, 송 대표는 웃으며 "우리 정치권에서는 현역(의원)이 밥을 사는 것"이라고 식사 제안을 수락했다.

이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여든이 넘은 분들과도 소통을 자주 하는데 송 대표가 이미 (나이 차를) 계산해 왔다. 22살이라고"라며 "송 대표도 충분히 자유로운 대화를 격의 없이 하실 수 있으리라 본다. 편하게 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두 분이 격의 없이 편하게 대화를 나눴고 송 대표는 극단적으로 상대방을 부정하는 정치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송 대표가 이 대표를 아들뻘이라고 했다는데 오보다. 삼촌뻘이라고 했다. 송 대표가 농담으로 한 이야기이고, 서로 호흡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여야 대표가 TV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두 대표는 서로 물밑 대화도 하고, 적당한 때에 TV토론도 하면 좋지 않겠는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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