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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는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

정부혜 2023. 6. 20. 22:03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 연 지 82년 만에 폐원
노조 ‘강경투쟁’ 예고…“고용 승계 당사자 조건 반영없어”

보건의료노조 서울·부산·상계·일산 백병원지부 조합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앞에서 폐원 철회 촉구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80여년간 환자들을 챙겨온 서울백병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20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후 3시부터 서울백병원 건물에서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경영 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에서 결정한 ‘서울병원 폐원안’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폐원을 결정했으며, 서울백병원은 지난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지 82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인제학원 측은 “서울백병원 폐원을 의결했다.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노조를 포함한 구성원들과 함께 향후 문제를 논의해 나가겠다”면서 “별도 TF팀을 구성해 서울백병원 전체 교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위한 전보 발령, 외래 및 입원환자 안내, 진료 관련 서류 발급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서울백병원은 2016년부터 TF팀을 운영하며 경영난 해소에 힘을 쏟았다. 병상 수를 276개에서 122개로 절반 이상 줄이고, 병동을 리모델링하며 매년 30억~50억원씩 투입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전공의(레지던트)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에도 적자를 벗어나기엔 역부족이었다. 2004년 73억원의 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서고 난 뒤 20년간 누적 적자만 1745억원에 달한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직원 393명이 법인 소유의 다른 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고용을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인제학원은 상계·일산·부산·해운대백병원을 운영 중이다. 치료 중인 환자들에 대해서는 타 병원 전원을 지원하고, 부지·건물 운영은 추후 별도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백병원 노조는 폐원 결정이 내려지자 “무척 아쉽고 속상하다”며 노사 간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백병원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주인이 누구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여기서 낙심할 것이 아니라 노사 간 협의체를 꾸려 투쟁할 것이다. 오늘이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 교직원 393명을 다른 지역 백병원으로 고용 승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당사자의 조건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서울백병원이 폐원해도 병원 부지를 계속 종합의료시설로 쓸 수 있게 ‘도시계획시설’로 묶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통해 종합의료시설로 정해지면 건물을 헐어도 병원만 지을 수 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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