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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

정부혜 2008. 3. 7. 22:10

낙동강 700리길, 유일한 조선의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본 글은 작년(2007년 3월 4일) 작성된 글로 현재(2008년 3월) 삼강주막은 새로 복원되어 새 주모를 맞이하고 그 옛날의 모습으로 다시 손님을 맞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다시 포스팅 하는 글입니다.

조만간 새로워진 삼강주막의 지금의 모습을, 지금의 주모를 만나고 싶습니다."

 

낙동강을 건너던 이들의 막걸리를 담아 놓던 항아리, ⓒ copyright soodong-p

그 시절 이 항아리에는 매일매일 담기는 시원한 막걸리가 담아 있었을 것이다. 

 

삼강나루터..

안동댐을 지나온 낙동강, 봉화 선달산에서 발원한 내성천, 죽월산의 금천. 이 세 물줄기가 합쳐진다 해서 삼강리라 불리는 그 물길을 따라 오르는 강가에는 덩그러니 나이 많은 회나무와 함께 작고 초라한 주막이 자리한다. 무심히 흐르는 강물과, 아픈 세월과 애환을 지켜 본 마지막 주막이 있다. 삼강교의 밑으로 흙과 슬레이트로 아스라히 버티고 서 있는 집, 그 곳이 낙동강 강줄기를 따르는 이 시대 유일의 조선 마지막 전통주막인 삼강 주막이다.

 

처음 알게된것이 지난 2004년이던가?
꼭 한번 들러본다 다짐만 해보고는 근처의 회룡포까지 갔었음에도 시간에 밀리어 용문사로 향하고 끝내는 아쉬움을 가득안고
집으로.. 매번의 아쉬움에 기억 속에 잊혀 있던 그 곳..
그렇게 시간이 흘러..2005년 10월.. 조선의 마지막 주막의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접한다.

할머니는 19세에 이곳에 시집을 와 돌아가시기 전까지 약 70년간 삼강주막을 지켰다고 한다.

숫자도 모르시고, 글자 또한 모르시던 주모의 장부는 그때그때 흙벽에 그어진다. 세로로 그어진 막걸리 한되, 한사발, 그리고 다 갚은 외상은 가로로 길게 그어 진다. 이름은 없지만 누구의 것인지 정확히 기억해 내시는 주모의 기억력이 신통하다. 아직 가로선이 그어지지 않은 여러개의 밀린 외상값이 보인다. 그 값은 이제 줄수도 받을수도 없는 처지가 된다. 70년대만 해도 서울과 대구를 잇는 뱃길로, 낙동강을 오르내리는 소금배로, 마을과 주막은 상인과 뱃사람으로 늘 붐비던 곳이었으나, 도로와 삼강교가 마을과 주막을 가로질러 놓이기 시작하면서 ?는이 없는 외로운 주막이 되었다.


그러나, 삼강의 주모는 그곳을 떠나지 않고 마을주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니 어떤날은 소주한병, 어떤날은 공치는 날도 허다했다 한다.

이제는 그 주모도 없는 주인 잃은 주막만이 폐가가 되어 조용히 세월을 보낸다. 보기에 애처롭기만 하다.

뒤늦게나마 다행인것이 경상북도에서 2005년 12월에 민속자료 134호로 지정하고, 예산을 들여 문화공원으로 올해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하니 그나마 다행일것 같기도 하고, 옛모습 한번 보지 못하고 주막의 복원에 옛 느낌 잊을까 부지런히 차를 몰고 간다.

 

다 스러져가는 흙집과 주막 주위로는 논과 바닥을 같이하고 있고,수령 200년이 넘은 아름드리 회나무만이 정적으로 에워싸고 있다.

한과 설움과 애환으로 가득할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다. 할머니의 피곤하고 고단했던 삶을 어찌 표현하겠느냐만은 그저 길손의 단상 속에서는 푸근하고 인심좋은신 할머니 였을것도 같고, 때론 무섭게 야단치는 동네 욕장이 할머니 였을것도 같고, 말 한마디에도 막걸리 한사발 더 퍼주는 인정 많으신 할머니일것 같기도 하다.


 

할머니기 앉아 있었을 방에서..

 

 이렇게 문을 열어 놓고 객(客)을 기다렸을 것이다. 

 

 이제는 세월의 흐름에 주막은 스러져가고.. 

 

점점 기울어져 사람이 살기에는 어려울듯 하다

 

 짐꾼들이 마루 가득 앉아 대접을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듯, 보이는듯.. 

 

 

 

 

 

 삼강나루터,,,, 이제는 인적 없고 발길 뜸해진 작은 주막의 모습과 무심히 흐르는 강가뿐이다.

 

 

 

 

 

 

 

 

 살아생전의 유옥련 할머니 (사진출처 : 경북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