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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넘어선 환율..더 오르나?

정부혜 2008. 11. 24. 22:41

1500원 넘어선 환율..더 오르나?

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8.11.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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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 저조..달러 소량 주문에도 급등

- 실물경기 침체·수출둔화로 원화 근심 가득

-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10년8개월만의 일이다.

시장은 의외로 차분했다. 맹목적으로 추격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당국이 개입에 나설 가능성과 추가 상승 여지를 놓고 저울질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당국이 적극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일단 1500원선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환율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당국도 1500원 허용..불안감 증폭



24일 개장전까지만 해도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지난 주말 미국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재무장관으로 티모시 가이스너를 낙점하자 이에 대한 기대감에 뉴욕 증시가 폭등했고, 이같은 온기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막상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고 환율은 뛰었다. 장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을 매수했던 외국인도 결국 매도로 돌아섰다.

장중 씨티그룹에 200억달러 구제금융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환율은 1513원으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대에 올라섰다.

시장 참여자들이 1500원선을 막아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당국도 관망하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개장초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섰지만 장후반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당국의 소극적인 대응에 달러를 팔아놨던 은행권이 급하게 달러를 사들였고 수출업체들의 추격매수까지 더해져 환율 상승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외화자금시장도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외화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최근 스왑시장은 더 악화됐다.

24일 1개월과 3개월 스왑포인트는 지난 주말에 비해 각각 1원씩 떨어졌고 통화스왑(CRS) 1년물 금리는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외국인 탈출 러시 지속

이에 따라 환율이 추가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환율이 증시를 따라 움직이는 가운데 뉴욕발 훈풍도 먹히지 않을 정도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태인 만큼 환율도 하향안정 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여기에 국내 주식과 채권을 전방위로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로 달러 환전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동안 주식에 집중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채권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외국인들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줄곧 매도에 나서 이달까지 약 48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한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회수가 멈출 것 같지 않다"며 "외환시장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량이 20~30억달러대에 그쳐 개점휴업 상태인 상황에서 소량의 달러 매수주문만 나와도 급등장세로 이어질 수 있다.

김영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달러 매물은 없는 가운데 외국인들 이탈에 따른 환전수요와 해외 증시 급락으로 인한 투신사들의 달러 수요가 조금만 나와도 크게 움직이고 있다"며 "일단 거래량이 좀 살아나야 환율도 안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실물경기·경상수지 기대난망

실물경기가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 즉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요인이다. 내년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고,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실물경제와 개별기업의 부실, 이에 따른 국내 신용리스크가 관건"이라며 "중간중간 조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 상승흐름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국은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외환수급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일단 이달들어 20일까지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줄었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2억7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보다는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를 전망하는 데에는 모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지만 아래보다는 위쪽으로 열려있다는 확신은 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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