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만년 전 한라산의 폭발로 생겨난 20 미터 높이의 바위...
이름하여 - 바닷가에 외롭게 서 있다고 외돌개...
그런데 여기에 전해 내려 오는 슬픈 전설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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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하고도 아주 오랜 옛날...
아마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시절쯤 되나 봅니다.
한라산 밑 어느 마을에 아주 정이 깊은 부부가 살고 있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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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아내는 얼마 안 되는 밭을 일구어 보리와 채소를 심고,
남편이 잡아온 고기를 내다 팔며 아주 다정하게 살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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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포근한 웃음을 잃지 않고 정답게 살아가는 이 부부의 모습은
인근에 소문이 자자해서, 온 마을 사람들이 부러워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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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많이 흘러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하르방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하르방을 배웅하고 난 할망은 언제나처럼 밭으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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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이 날도 하늘은 맑고 바람은 잔잔해 하르방은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가고,
할망은 밭에서 김을 메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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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가 지나자 갑자기 천둥 번개에 해일이 몰아치며 미친듯 온 바다를 덮어 버리자,
할망은 허둥지둥 바닷가로 달려와 하르방을 숨이 차게 불러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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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이 되어서야 겨우 광풍노도<狂風怒濤>는 잦아들었지만,
일엽편주<一葉片舟>의 하르방은 돌아올 줄 모르고...
식음을 전폐한 채 몇 날 며칠을 바닷가에서 애타게 하르방을 부르던 할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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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에 담근 채 동동 구르던 발부터 점점 굳어져 바위로 변해가지만,
하르방!!! 하르방!!!
애타게 부르는 소리만 하늘로 사라져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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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지금까지 없었던 외로운 바위 하나가 파아란 바다를 향해 이렇게 생겨났답니다.
지금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하르방!!! 하고 애절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는데...
혹시 이곳에 가시게 되걸랑, 잊지 마시고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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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전해지는 다른 이야기는...
고려말 이곳에서 목호<牧胡>의 난이 일어 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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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범섬<虎島>으로 들어가 항쟁하는 반란군을 치기 위해 한양에서 내려온 최영 장군은
이 바위에 장군의 모자와 옷을 입히고 칼을 차게 해 장군으로 보이게 한 즉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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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에서 이 거대한 대장군의 위용을 본 반란군들은 미리 겁을 집어먹고 스스로 자결했다는...
그래서 장군봉<將軍峰>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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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방을 애타게 부르던 할망의 혼과 육신이 외돌개로 변했다는 전설을 생각하다 보니,
이리로 넘어 오다 만났던 어느 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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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데 음식으로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그랬나요? 소크라테스던가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이 말은 우리 인간은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사는 존재 즉, 대화의 상대로서
서로 서로의 존재가 필요함을 밑바탕에 함축<含蓄>하고 있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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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금은 지팽이에 의지해 다니시기는 하지만,
이 분에게도 역시 즐겁게 뛰놀던 어린시절이 있었을 테고, 꽃다운 젊은 시절,
생각만 해도 아름다웠던 신혼시절도 있었을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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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가시는 이 할머니는 겉보기에 의식주에는 별 걱정이 없는 것 같았지만...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필요로 하는 한 가지는- 대화<對話>...
대화에 굶주리신 것 같았습니다.
별로 귀담아 들을 내용의 이야기는 아닐 망정,
마음속에는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로 꽉 차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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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은 다 성장해 뿔뿔이 흩어져 명절이나 제사 때나 되어야 만날 수 있을 터이고,
이제는 혼자 외롭게 옛 추억을 반추<反芻>하며 살아 가시는 할머니...
어쩌면... 머잖아 우리들 자신의 자화상<自畵像>이 될 수도 있을 그런 모습이 아닐런지...
<<할머니, 죄송해요. 여기에다 사진을 올려서...
그리고 부디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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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사랑' 이란 영화에서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이 다음 나이 들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면,
젊었을 때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놓아야 한다>>....
서편제 중 숙명 <아쟁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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