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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전직 대통령 ‘비리 혐의’ 입증 위해 가족 소환

정부혜 2009. 5. 12. 23:23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전직 대통령 ‘비리 혐의’ 입증 위해 가족 싹쓸이 소환

노무현 수사 진기록 남겨

갈수록 날 세우는 검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인은 물론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등 가족 전원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금품 수수 과정에 가족들이 모두 연루된 탓도 있지만 "나는 몰랐다"는 노 전 대통령의 방어벽을 깨기 위한 압박카드 성격도 강하다.

노 전 대통령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청와대 관저에 전달된 100만달러나 아들 건호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흘러들어간 500만달러에 대해 "재임 중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100만달러는 권양숙 여사가 요구해 빌린 돈이라고 해명했고 50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 주변으로 간 사실만 밝혀졌다. 모두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돈이 건네졌거나 사전에 돈의 흐름을 알았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은 정황 증거 확보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부인, 아들, 딸, 사위, 조카사위를 모두 소환해 조사한 것은 사실관계 확인뿐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사전에 알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정황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결정을 앞두고 '수사가 부실해 결정을 못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 듣고 있다.

검찰이 대통령 가족의 개인 비리를 수사한 적은 많았지만 대통령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가족들을 대거 참고인으로 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경환씨는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장 시절 공금 7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형 기환씨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을 강제로 빼앗은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는 외화 밀반출 혐의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증여세 포탈 혐의로 대통령 재임 중 구속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형사처벌됐고, 3남 홍걸씨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 사건으로 구치소 신세를 졌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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