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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헤지펀드들 저 마다 '금에 올인'

정부혜 2009. 11. 24. 15:30

세계 최고 헤지펀드들 저 마다 '금에 올인'

머니투데이 | 권다희 기자 | 입력 2009.11.24 12:23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울산

 
[머니투데이 권다희기자]


돈 냄새 맡는 데 누구보다 탁월한 헤지펀드 운용자들이 연달아 금 사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들인 폴슨, 폴 튜더 존스, 그린라이트 등이 저마다 금 베팅에 나서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금값의 고공 행진을 예고한다.

금 관련 유가증권은 두 자리 수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23일 금 선물 값은 온스 당 1164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세계 최대 금 ETF인 미국의 SPDR 골드 트러스트는 11월 동안 12%가 올랐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존 폴슨 폴슨앤코 CEO는 올해 천문학적인 액수를 금에 투자했다. 250억달러를 운용하는 그의 펀드는 최근 31억 달러에 달하는 SPDR 골드 트러스트 ETF 3150만 주를 매입했다.

폴슨의 펀드는 금광기업 앵글로 골드아샨티의 주식 17억5000만달러 어치도 보유 중이다. 금광기업 킨로스골드의 주식 6억6800만달러 어치와 골드 필드 주식 3억1700만달러 어치도 갖고 있다.

폴슨은 개인 자산 2500만달러를 새로운 금 펀드에 투자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폴슨은 금 랠리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본다. 폴슨앤코는 다음해 1월부터 금 관련 주식과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자체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기도 하다.

1996년 헤지펀드 그린라이트를 출범시킨 데이비드 아인혼은 원래 금 투자를 꺼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위기이후 태도가 돌변했다.

올해 초 금광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했던 그는 지난달 모든 포지션을 금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금' 자체가 금을 유동화한 어떤 증권보다도 더 싸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카일 바스의 헤이먼 자산운용사도 포트폴리오에서 금의 비중을 15%로 늘렸다.
전 골드만삭스 트레이더 에릭 민디쉬가 운용하는 에톤 파크 헤지펀드도 올해 금광 기업 앵글로골드 아샨티, 골드 필드, 하모니 골드 등에 투자했다.

헤지펀드 뿐만이 아니다. 야데니 리서치에 따르면 뮤츄얼 펀드와 보험회사의 펀드매니저들은 규정으로 정해진 금 매입량의 상한선을 넘어 개인 계좌까지 빌려 금을 사들이고 있다.

야데니는 "분별력 있는 놀랄 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금 벌레가 됐다고 고백했다"고 말한다. 이들은 왜 금을 사게 됐을까?

◇ 금 왜 올랐나?- 헤이먼, 美 시중에 최대 6조 달러 더 풀릴 수도

금값의 오름세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시작됐다. 바로 닷컴버블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저금리 정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80년대~90년대 동안 억제된 인플레이션과 주식시장의 폭등 가운데 금값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90년대 말 닷컴버블 당시 FRB가 금리를 낮추면서 금값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FRB의 저금리는 주택시장과 신용 시장에 버블을 만들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버블이 터지자 FRB는 1조달러 가량의 미 국채와 MBS를 매입하는 이른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제로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이러한 조처는 경제안정화에는 도움이 됐으나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켰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장기간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국채 디폴트나 통화 위기가 있을 경우에도 금은 매력적인 자산이다.

금의 매력은 인플레 위험이 높아질 수록 돋보인다. 헤지펀드 운용자들은 인플레 위험을 상당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헤이먼 자산운용의 카일 바스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세계 주요 통화들의 공급량은 지난 3년 간 15%~55% 증가했다.

미국만 볼 경우, FRB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올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1조2000억달러다. 그러나 헤이먼은 통화 지표 중 가장 좁은 범위의 통화인 M1(민간보유 현금 +은행의 요구불 예금)의 증가량이 732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즉, 은행에서 시중으로 풀리지 않은 지불준비금이 막대하게 남아있다는 것이다. 리만브러더스 붕괴 이후 가뜩이나 현금을 움켜지고 있던 은행들은 FRB가 양적완화정책을 올해까지 지속하면서 공급한 추가적인 통화를 은행 안에 쌓아뒀다. 헤이먼은 미국 은행 시스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초과 지불준비금 규모가 855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불과 20억 달러였다.

향후 시중에 풀릴 수 있는 유동성은 초과 지준금 규모보다 훨씬 많은 양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금융기관의 예금총액에 대한 현금준비 비율인 지급준비율은 10% 정도. 이 말은 은행들이 보유 예금 1 달러당 90센트를 대출해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고객이 대출받은 돈을 다른 은행의 계좌에 입금할 경우 이 중 10%를 제외한 액수가 또 대출된다. 대출과 예금, 대출이 반복되며 시중에 풀릴 수 있는 현금은 8550억달러보다 훨씬 늘어나게 된다. 하이먼은 이러한 '승수효과'를 거친 유동성 규모가 최대 6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본다.

◇금 값, 어디까지 오를까? - 폴 튜더 존스 "온스 당 최고 2400달러 가능"

'헤지펀드의 선구자' 폴 튜더 존스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할 경우 금 값이 1600달러~2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점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어떤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를 사용했느냐의 차이다.

G20 국가들의 장기적인 통화공급속도에 비해 금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면 금의 가치는 오르게 된다. 존스는 인플레와 M2 증가율, 실질이자율을 고려할 경우 금 값이 향후 24개월 간 20% 저평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존스는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서도 금값이 더 오를 수 있음을 설명했다.
지난 10년 간 3배나 증가한 금광 탐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금 생산은 8000만 트로이온스에서 정체돼 있다. 그러나 수요는 조만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손쉬운 금 투자법으로 최근 몇 년 간 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금 ETF 투자 수요가 높아지며 금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금 투자를 시작하지 않은 수조달러 규모의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 자금이 금 ETF에 쏠릴 가능성이 막대하다는 게 존스의 예상이다.

중앙은행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G7 국가들은 외환보유고의 35%를 금으로 갖고 있으나 G7을 제외한 13개의 G20 국가들은 외환보유고의 3.5%를 금으로 갖고 있을 뿐이다. 이들 국가들이 금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막대한 양의 금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존스의 추정에 의하면 G7국가를 제외한 13개 국가가 금 보유량을 전체 외환보유고 대비 10%까지 늘릴 때 필요한 금의 양은 3억7000만 트라이온스에 해당된다. 35%까지 높일 경우 필요한 금은 13억 트로이온스다. 실제로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달 200톤의 금을 IMF로부터 매입하기도 했다.

존스는 지난 몇 년 간 금에 대해 순 매입자였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하반기 동안 순 매도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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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기자 da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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