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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급한데…’ 대우건설 매각 논란에 속타는 금호

정부혜 2009. 11. 28. 06:50

 

한겨레 | 입력 2009.11.27 21:00 | 수정 2009.11.27 22:20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광주

 


[한겨레] 투자자에 4조원 지급 앞두고 연말연초 유동성 고비


대우건설 매각실패땐 위기…산은, 비상대책 검토중

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바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매각이 무산되면 '졸속 매각'을 추진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데다, 그룹 유동성 개선에도 '빨간불'이 켜지기 때문이다. 유동성 압박설로 휘청였던 지난여름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연말연시가 금호그룹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관건은 대우건설 지분의 성공적인 매각이다. 일단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풋백옵션' 행사 시점이 다음달 15일로 코앞에 다가와 있다. 올 연말 주가가 옵션 행사 가격인 주당 3만2500원에 못 미치면 투자자들한테 지분 39.6%를 되사줘야 한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1만2000원)로 볼 때, 최소 4조원이 든다는 얘기다. 풋옵션 대금 결제시한은 내년 7월이다. 당장 갚아야 하는 돈은 아니지만, 시간이 넉넉하지만은 않다.

현재 금호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1조2000억원 안팎이다. 지난해 말보다 2조6400억원이 줄었고, 부채 비율은 239%로 지난해보다 74%포인트 높아졌다. 순차입금도 지난해보다 3조원가량 늘었다.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계 불황으로, 올 들어 9월 말까지 영업수지에서 37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시장의 우려로 회사채 신규 발행은 물론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건설 지분을 처분하면 현금 흐름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약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매매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회계장부로는 그만큼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신용등급이 나빠지게된다.

유동성 개선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대적인 자산 매각 작업도 성과가 아직 미미하다. 지난 7월 말 아시아나 아이디티(IDT)를 미국 기업인수 특수목적회사(SPAC)인 티지와이(TGY)에 매각한 대금 800억원은 내년 초에 들어온다. 9월 대한통운에 매각한 금호터미널(2190억원)과 코아에프지에 매각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2705억원) 대금도 아직 일부만 들어왔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매각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계약조건에 따라 잔금 납부 기한이 다른 것뿐, 매각 대금 납부가 늦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예정된 납부 기한까지는 대금이 완납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칸서스자산운용과 본계약을 맺은 금호생명 매각도 순조롭지 못하다. 인수자인 칸서스는 연말까지 4000억원의 매각 대금을 완납하기로 했지만, 펀딩(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금호는 대우건설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큰 금호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자산담보대출이나 신규 차입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뒤에도 숙제는 남는다. 또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한다고 해도 매각 손실이 있는 이상, 금호에 대한 추가 금융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자에 대한 금융 지원 방침을 내비쳤고, 올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1500억원 규모의 금호산업 회사채는 일부 만기연장을 약속한 바 있다. 이 밖에 대우건설 매각 손실에 따른 금호산업의 자본 잠식 해결 방안을 비롯해 대우건설 매각 실패 때 꺼내들 비상 대책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그룹은 올해 안에 대우건설 매각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우선인수협상자에 대한 정밀실사와 협상이 진행중이고, 예정대로 올해 안에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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