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은 심장에서 보내진 혈액 속 수분과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소변)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콩팥암 환자는 6,026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가량 많았다. 60대(27.8%)가 가장 많았고, 50대(24.0%) 70대(19.2%) 순이었다.
콩팥암은 초기 아무런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빈뇨·혈뇨, 등·옆구리 통증, 복부 혹(종괴),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콩팥암은 증상이 거의 없는 편으로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이미 3기 이상으로 상당히 진행됐을 때가 대부분”이라며 “다행히 질병 예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초음파검사 등 건강검진이 흔해져 증상보다 조기 건강검진으로 콩팥암을 의심해 외래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초기에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
콩팥암은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가 잘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초기에 수술하면 수술만으로 90% 이상 완치될 정도로 예후(치료 경과)가 좋다. 콩팥암 수술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암 덩어리를 포함한 한쪽 콩팥을 완전히 절제하는 ‘전(全)절제술’이다. 이전에는 보통 전절제술로 콩팥암을 치료했다. 수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반대편 콩팥 기능이 향상되며 제거된 콩팥 기능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전절제술을 시행하면 콩팥 기능 감소 자체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서 기대 수명도 줄어든다는 점이다. 운이 좋아 투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중증 질환이 발생하면 감소된 콩팥 기능으로 인해 여러 검사나 치료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또 콩팥 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2차암이나 대사증후군, 혈관 질환 등 잔여 수명과 관련 깊은 중증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것도 문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법이 부분 절제술이다. 90년대 국내 처음으로 부분절제술이 도입된 뒤 현재 국내에서 이뤄지는 콩팥암 수술의 70% 정도가 부분 절제술이다. 부분 절제술의 경우 암 완치율은 전절제술과 비슷하지만 잔존 콩팥 기능 측면에서 전절제술보다 좋아 예상 생존 기간도 늘어날 수 있다. 대개 부분 절제술이 성공하면 콩팥 기능이 10~20% 정도만 줄어들기에 신부전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김정준 교수는 “되도록 광범위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과거 종양학에서 생각해 왔던 암 수술 원칙이었지만 이젠 신체 기능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수술을 시행해 삶의 양과 질을 모두 생각하게 된 것이 현대 종양학의 흐름”이라며 “이런 흐름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갑상선암ㆍ유방암 등에서 시작돼 점점 악성도가 높은 암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콩팥암의 경우 전 절제 후 단시간 내 신부전으로 악화하지 않으므로 부분 절제술이 소극적으로 적용돼 온 측면이 있지만 최근 수술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분 절제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혈을 줄여 콩팥 기능 보존
콩팥은 우리 몸에서 단위 면적당 혈액이 가장 많이 공급되는 장기다. 혈관에 문제가 생겨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보다 빨리 손상된다. 콩팥은 조금만 건드려도 피가 많이 난다.
수술하려면 콩팥으로 가는 혈관을 떼어내 혈액 흐름을 차단한 뒤 허혈 상태를 만든 후 종양을 절제하고 남은 콩팥을 재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허혈 시간은 콩팥 부분 절제를 하면서 콩팥 혈액을 차단하는 물리적 시간으로, 허혈 시간이 길어지면 콩팥 기능이 잘 보존될 수 없고 자칫 콩팥 기능을 영원히 잃을 수 있기에 허혈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었다.
고전적인 콩팥 부분 절제술은 콩팥 동맥이나 정맥 전체를 막아 콩팥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춘 뒤 시행하는 수술이다. 무허혈 부분 절제술은 이러한 허혈이라는 과정 없이 콩팥 원래 기능을 멈추지 않는 상태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은 환자의 콩팥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술법으로 생각돼 오랜 기간 시도됐지만, 실혈 등 위험성과 기술적 한계로 임상에 적용되지 못했다.
또 콩팥 부분 절제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수술법으로 비교적 최근 기술적으로 완성돼 미국ㆍ이탈리아 등 로봇 수술 기술이 발달한 일부 의료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 한해 선택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김정준 교수는 “콩팥암은 일반적으로 수술만으로 평균 완치율이 90%에 달하고 콩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성공한다면 후유증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라며 “콩팥 기능 보존을 잘하면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했다.
콩팥암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금연,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식단 관리, 체중 조절 등이 권장된다. 또 진단이 늦어지면 위험이 커지므로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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