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어떤 의사가 쓴 글이다. 요양병원에 갔을 때의 일들을 생각해 보니 어쩌면 이 의사의 말이 그렇게 딱 들어맞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그래서 전문가라고 하는 것 같다. ◆요양병원에 면회 와서 서 있는 가족 위치를 보면 촌수가 딱 나온다. ◆ 침대 옆에 바싹 붙어 눈물 콧물 흘리면서 이것저것 챙기는 여자는 딸이다. ◆ 그 옆에 뻘쭘하게 서있는 남자는 사위다. ◆ 문간쯤에 서서 먼 산 보고 있는 사내는 아들이다. ◆ 복도에서 휴대폰 만지작거리고 있는 여자는 며느리다. ◆요양병원에 장기입원하고 있는 부모를 그래도 이따금씩 찾아가서 살뜰히 보살피며 준비해 온 밥이며 반찬이며 죽이라도 떠먹이는 자식은 딸이다. 대개 아들놈들은 침대 모서리에 잠시 걸터앉아 딸이 사다놓은 음료수 하나 까먹고 이..